북극발 한파가 유럽 전역을 강타하며 극단적인 겨울 날씨를 몰고 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상 기후 현상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북극에서 내려온 한파와 폭설이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를 덮치며 교통망이 사실상 마비됐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5일 오후 3시부터 드문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파리를 포함한 전국 26개 데파르트망(지방자치단체)에 주황색 강설·빙판 주의보를 발령했다.
6일 파리의 기온은 평년보다 7도나 낮은 영하 4도까지 떨어졌다.
이번 한파는 대서양과 북극 상공에 형성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유럽과 중부유럽 전역에서 강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기상청은 당분간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6일 영국 런던의 기온은 영하 1도, 독일 뮌헨에서는 이번 주 내내 영하 10~12도의 강추위가 예보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극단적 한파가 역설적으로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북극과 중위도 지역의 기온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 한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현상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럽은 최근 몇 년간 여름철 극심한 폭염과 겨울철 혹한이 교차하는 극단적 기상 패턴을 경험하고 있다.
기상 전문 매체 셰인 메테오는 "프랑스가 북쪽의 추위와 남쪽의 일시적 온난화가 맞서는 불안정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폭설로 유럽 주요 도시의 교통망이 큰 타격을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5일 오후 4시40분 기준 수도권 주변 744km에 달하는 차량 정체가 나타나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파리를 둘러싼 일드프랑스 지역의 차량 정체 구간은 한때 1000km에 달했으며 이는 평소 출퇴근 시간대보다 3배 이상 심각한 수준이다.
일드프랑스 지역 도로 전체에는 시속 80km 속도 제한이 내려졌고 파리 시내 버스 노선 수십 개가 운행을 중단했다.
항공 교통도 큰 차질을 빚었다.
필리프 타바로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파리 샤를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의 항공편을 15%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은 활주로에 쌓인 눈과 얼음 문제로 5일 정오까지 도착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날 취소된 항공편은 약 700편에 달했다.
철도 운행도 잇따라 중단됐다.
네덜란드 국영 철도사 NS는 암스테르담 인근 지역에서 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했고 영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고속열차 유로스타는 네덜란드로 향하던 열차를 벨기에 브뤼셀까지만 운행했다.
프랑스는 2026년 새해 첫날부터 이상 기후에 시달렸다.
1월 2일과 3일에도 파리와 주변 지역에 눈과 빙판으로 인한 기상 악화가 이어졌다.
특히 세느마른, 에손, 이블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눈과 비가 섞인 호우 현상도 나타났다.
유럽의 극단적 기상 현상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수년간 유럽은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겨울철 혹한과 폭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2025~2026년 겨울에는 미국에서도 강력한 한파와 폭설이 예고된 바 있다.
파머스 앨머낙의 장기 기상 예보에 따르면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까지 미국 전역에 강력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없이는 이 같은 극단적 기상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상승하면 폭염, 한파, 가뭄, 홍수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감축 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며 보다 적극적인 기후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날 파리 튈르리 정원에서는 폭설 속에서도 일부 시민과 관광객들이 카루젤 개선문을 배경으로 드문 겨울 설경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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