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발굴한 신규 펩타이드가 항생제 내성 살모넬라균에 대해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민관 협력을 통해 진행됐으며, 염증성 장질환 치료용 신약 후보 물질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야생생물소재 선진화연구단을 중심으로 전남대학교 약학과, 인실리코젠, 한국식품연구원이 공동 참여했다. 핵심은 섬·연안 야생생물에서 확보한 대규모 유전정보(오믹스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항균 기능이 우수할 것으로 예측되는 펩타이드를 선별한 점이다. 기존 무작위 탐색 방식과 달리, 데이터 기반 예측-검증 모델을 통해 후보 물질을 정밀하게 도출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2~50개로 구성된 생체 유래 물질로, 기존 합성 항생제와는 구조적·기능적 특성이 다르다. 특히 항균 펩타이드는 내성균 발생 가능성이 낮고 체내 친화성이 높아 차세대 항생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살모넬라 감염 마우스 모델을 통해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자료에 따르면 감염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중이 감소했지만, 펩타이드 투여군은 항생제 처리군과 유사하게 체중이 유지됐다. 또한 염증 반응으로 비장이 비대해진 감염군과 달리, 펩타이드 투여군에서는 비장 비대가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장질환 감소율이다. 살모넬라에 의한 장질환 감소율은 기존 항생제 키프로플록사신이 87.78%를 기록한 반면, 신규 펩타이드는 89.17%로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이 실제 치료 효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수치로 입증한 사례다.
살모넬라 감염성 대장염은 사람과 가축 모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최근 항생제 내성 균주의 증가로 치료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 축산 분야에서는 성장 지연, 사료 효율 저하, 폐사율 증가 등으로 이어져 생산성 저하와 방역 비용 증가를 초래한다. 항생제 다중 사용에 의존하는 기존 대응 체계의 한계를 고려하면, 내성 문제를 우회하는 신규 작용 기전 물질 확보는 산업적·공공보건적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섬 야생생물 유래 유전정보 빅데이터 구축과 AI 분석 기술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이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바이오 신산업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청색경제 모델의 사례로 평가된다.
박진영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은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한 치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접근법이라며, 향후 적용 범위 확대와 실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AI와 생물자원 데이터가 결합한 이번 성과는 단순한 의약 연구를 넘어, 환경 기반 자원의 고부가가치화라는 ESG 관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자연에서 찾은 해법을 디지털 기술로 증폭시키는 청색기술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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