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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폭염이 촉발하는 ‘복합 가뭄·열파’ 급증…2000년대 이후 전 세계 급격히 확대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열파로 시작되는 복합 극한기후 두 배 이상 증가…생태계·농업·사회 전반에 심각한 위험

폭염이 촉발하는 ‘복합 가뭄·열파’ 급증…2000년대 이후 전 세계 급격히 확대
최근 전 세계에서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극한기후(compound events)’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전 세계에서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극한기후(compound events)’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많은 사례가 폭염에서 시작돼 가뭄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산불·농업 피해·보건 위기를 증폭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으며, 198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육지 지역의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복합 가뭄·폭염 사건(Compound Drought and Heat Events, CDHEs)의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이러한 복합 극한기후의 발생 범위가 크게 확대됐으며, 특히 폭염이 먼저 발생하는 ‘열파 주도형 사건’이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극한기후’

복합 가뭄·폭염 사건(CDHE)은 가뭄과 폭염이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하거나 짧은 시간 간격으로 연이어 나타나는 기후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건은 종종 대규모 대기 순환 패턴, 특히 ‘블로킹 고기압(blocking high)’과 같은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대기 구조는 한 지역에 장기간 뜨겁고 건조한 날씨를 유지하게 만들어 극한기후를 장기화한다.

연구 공동 저자인 이화여대 기후과학자 예상욱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면 토지와 대기 사이의 상호작용이 두 재난을 서로 강화한다. 이 과정에서 지표면 온도는 더욱 상승하고 토양 수분은 급격히 감소해 단일 재난보다 훨씬 강력한 복합 재난이 된다.”

산불·농업 붕괴 초래하는 위험한 조합

복합 가뭄·폭염 사건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9~2020년 호주의 ‘블랙 서머(Black Summer)’ 산불이다. 당시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겹치면서 약 2400만 헥타르의 산림이 불타고 33명이 사망하는 대형 재난이 발생했다.

또 다른 사례는 2010년 러시아 폭염·가뭄 사건이다. 이때 발생한 산불과 대기 오염으로 약 5만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021년 북미 태평양 북서부 ‘히트 돔(heat dome)’ 현상은 캐나다 서부 지역에 극심한 가뭄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밀, 보리, 카놀라, 과일등 주요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사례가 복합 극한기후가 농업과 생태계, 공중보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1980년부터 2023년까지 연구 기간 동안 복합 가뭄 및 폭염 사건의 공간적·시간적 발생 현황. 상단 지도는 전 세계 CDHE(복합 가뭄-폭염 사건) 분포를 나타내며, 색상이 진할수록 발생 빈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좌측 하단 차트는 특정 연도에 복합 사건의 영향을 받은 육지 면적을 보여주며, 빨간색은 폭염 주도 사건, 노란색은 가뭄 주도 사건을 나타낸다. 오른쪽 아래 차트는 2002-23년 동안 각 복합 가뭄·폭염 현상 유형의 상대적 증가율을 1980-2001년 대비로 나타냅니다.
1980년부터 2023년까지 연구 기간 동안 복합 가뭄 및 폭염 사건의 공간적·시간적 발생 현황. 상단 지도는 전 세계 CDHE(복합 가뭄-폭염 사건) 분포를 나타내며, 색상이 진할수록 발생 빈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좌측 하단 차트는 특정 연도에 복합 사건의 영향을 받은 육지 면적을 보여주며, 빨간색은 폭염 주도 사건, 노란색은 가뭄 주도 사건을 나타낸다. 오른쪽 아래 차트는 2002-23년 동안 각 복합 가뭄·폭염 현상 유형의 상대적 증가율을 1980-2001년 대비로 나타냅니다.

폭염이 먼저 시작되는 사건 급증

연구진은 과거 기후 관측과 기후 모델을 결합한 재분석 데이터(reanalysis data)를 활용해 가뭄과 폭염의 발생 시점과 공간적 겹침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00년대 이후 CDHE 발생 지역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이 먼저 발생하는 사건의 영향 범위는 110% 증가 ▲가뭄이 먼저 발생하는 사건은 59% 증가로 나타났다. 즉 최근 증가세의 대부분은 폭염이 가뭄을 촉발하는 형태에서 비롯된 것이다.

‘온도 임계점’ 이후 급격한 증가

연구진은 단순한 지구온난화만으로 이러한 증가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1980~2001년 기간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1℃ 상승할 때 폭염 주도형 CDHE의 발생 면적이 약 1.6% 증가했다. 하지만 2002~2023년 기간에는 같은 온도 상승에 대해 증가율이 13.1%로 거의 8배 확대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특정 온도 임계점(threshold)을 넘은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임계점은 지구 평균기온 약 14.3℃로 추정된다. 세계 평균기온이 이 수준을 넘어선 시점은 대략 2000년 전후로 나타났다.

토양–대기 피드백 강화

연구진은 이러한 급증의 또 다른 원인으로 토지와 대기 사이의 피드백 강화를 지목했다.

토양이 건조해지면 ▲증발이 줄어들고 ▲태양 에너지가 더 많이 지표 온도를 상승시키며 ▲더 강한 폭염이 발생한다.

이 폭염은 다시 토양 수분을 더욱 감소시키며 가뭄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연구진은 이러한 토지–대기 상호작용이 1990년대 후반 이후 더 강해진 ‘체제 전환(regime shift)’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일 단위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월 단위 자료를 사용했지만, 이번 연구는 일 단위 극한기후 발생 기록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진들은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극한기후의 발생 시점을 더 정확하게 파악했고, 가뭄과 폭염의 발생 순서 구분 가능했으며, 기후 복합 사건의 특성 분석 정확도를 향상시켰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모로코 하산2세대 기후과학자 메리엠 타나르트와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기후학자 루스 세레소 모타 역시 일 단위 데이터 분석이 복합 극한기후 이해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농업·생태계·공중보건 위협

연구진은 앞으로 이러한 복합 극한기후가 더욱 강해질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작물 생산성 감소

대형 산불 증가

공중보건 위기 확대

이화여대 예상욱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이러한 영향이 더욱 빠르고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응 전략 필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합 재난이 10일 정도 전에 예측 가능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농업용 물 관리 강화

폭염 대응 정책 확대

산불 예방 관리 체계 구축

연구진은 특히 기존 기후 위험 관리 체계가 가뭄과 폭염을 개별 재난으로 다루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복합 극한기후 발생 순서를 포함한 분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의 세레소 모타 연구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복합 극한기후는 앞으로 더욱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각 지역의 기후 특성을 고려한 지역 단위 대응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후위기의 새로운 위험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의 위험이 단순한 온도 상승을 넘어 복합적인 재난 형태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극한기후는 앞으로 ▲식량 안보 ▲생태계 안정성 ▲인간 건강을 위협하는 핵심 기후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 위험 관리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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