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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AI는 전기먹는 하마"...기후위기 속 'AI딜레마'에 빠진 빅테크

대량 학습추론에 막대한 전력 소모...AI열풍, 탄소중립 구현 최대 변수 떠올라

"AI는 전기먹는 하마"...기후위기 속 'AI딜레마'에 빠진 빅테크
MS가 데이터센터 비용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I가 진화하고 사용자가 늘수록 트래픽이 급증하며 막대한 전기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사진=MS홈페이지 갈무리
MS가 데이터센터 비용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I가 진화하고 사용자가 늘수록 트래픽이 급증하며 막대한 전기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사진=MS홈페이지 갈무리

"AI(인공지능)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릴 정도로 전기를 많이 소모한다. AI를 잘 활용하려면 전기 에너지 주권을 확립해야 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에서 지적한 말이다. AI 열풍이 불면서 부득이하게 막대한 전기를 사용, 에너지 수급 체계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 장관은 "AI데이터센터(AIDC) 때문에 2022년 460TWh(테라와트시)였던 전력사용량이 2026엔 1050TWh로 2배 이상 늘 것"이라며 "이는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일본 전체가 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대량의 데이터 학습 및 추론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가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며 사용자가 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거대 AI를 구현하기 위해선 막대한 전기 및 통신요금이 발생한다. 여기에 AIDC의 열을 식히기 위한 냉난방공조시스템이 부담을 가중시킨다. AI가 진화하고 데이터 양과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추세다.
 
이렇게 전기를 많이 소모하다보니, 결국 탄소배출량이 늘 수 밖에 없다. AI가 '온실가스의 주범'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는 이유다. 빌 게이츠 MS창업자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AI의 친환경 혜택이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 K빅테크의 간판 네이버가 최근 공개한 ‘2023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1년 7만8884tCO₂e(이산화탄소상당량톤)에서 2022년 8만6991tCO₂e으로 10.3% 증가했다.
 
네이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펼쳤으나 지난해엔 8만9505tCO₂e으로 1년 사이 2.9% 더 늘었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등 AI에 역량을 집중, 전기소모량이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여 온실가스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외 글로벌 빅테크들은 더욱 심각하다. 넷제로(탄소중립) 구현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실상은 암울하다.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서비스중인 구글은 최근 연례 환경보고서에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대비 13.5% 늘어난 1430만 tCO₂e에 달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약 160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생성형 AI ‘코파일럿’을 운영 중인 MS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MS는 데이터센터를 대거 지으면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3년 전(1190만 tCO₂e)보다 29.1% 늘어난 1536만 tCO₂e에 달한다고 지난 5월 밝혔다. 메타 역시 2019년 629만 tCO₂e 수준이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2년에는 1401만 tCO₂e으로 늘었다.
 
AI모델 강화가 온실가스 배출과 직결된다는 것은 카카오의 예를 보면 쉽게 이해 가능하다. 카카오가 발간한 2023년 ESG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는 11만4022tCO₂e으로 2022년(13만7908tCO₂e)에 비해 17.3% 줄었다.
 
카카오그룹차원의 ESG경영 강화와 친환경 노력이 효과를 본 것인데, 카카오는 아직 이렇다할 AI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카카오 역시 올 하반기에 본격적인 AI 서비스를 준비하며 지난달 자체 데이터센터에 약 1만 대의 서버를 설치,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AI가 새로운 온실가스 다배출원으로 떠오르자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탄소세를 부과할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7일 ‘생성형 AI의 장점 확대: 재정 정책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AI가 많은 전력을 쓰고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과세 등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는 제4차 산업혁명을 가져온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자 문명의 이기(利器)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AI는 태생적으로 기후위기를 부르는 온실가스 증가의 주범이란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AIDC의 주요 전력 소스를 풍력, 태양광, 원전 등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거나 기술적으로 AI시스템과 관련 부품의 저전력화를 가속화하는 길 뿐이라고 강조한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이와관련 "무탄소 에너지원을 발전시켜야 하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차세대 원자로 중에서 우리기술로 개발한 안정성 높고 경제성을 갖춘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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