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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계절의 혼란, 서산서 소설 지나 가을 벚꽃 만개…

"11월 22일 소설 이틀 뒤 동문동 벚나무 활짝 피어 /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이상 개화…기후변화 신호탄"

계절의 혼란, 서산서 소설 지나 가을 벚꽃 만개…
24일 충남 서산시 동문동에서 가을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 소설(22일)이 지났지만, 이 벚나무는 작년 가을에 이어 2년 연속 계절을 거스른 채 꽃을 피웠다.[독자 박미화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4일 충남 서산시 동문동에서 가을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 소설(22일)이 지났지만, 이 벚나무는 작년 가을에 이어 2년 연속 계절을 거스른 채 꽃을 피웠다.[독자 박미화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눈이 내린다는 24절기 '소설(小雪)'이 지난 24일, 충남 서산시 동문동에서 벚나무가 활짝 피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22일 소설을 지나면서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계절의 흐름을 거스른 채 연분홍 꽃잎을 펼친 이 벚나무는 작년 가을에 이어 2년 연속 이상 개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설은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로 양력 11월 22일 또는 23일경에 해당하며, '작은 눈'이라는 뜻으로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는 기온이 점점 낮아지며 본격적인 겨울 준비가 시작되는데, 벚꽃이 피어나는 것은 자연의 순환 질서에서 벗어난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 벚나무는 지난해 가을에도 꽃을 피워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독자 박미화 씨는 "작년에도 가을에 벚꽃이 피어서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올해도 똑같이 피었다"며 "봄도 아닌 11월에 벚꽃을 보니 반갑기도 하지만 뭔가 자연의 질서가 무너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벚꽃의 가을 이상 개화는 최근 전국적으로 간헐적으로 목격되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개화의 원인으로 태풍 이후의 이상 고온, 호르몬 분비 이상 등을 꼽는다.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이 나뭇잎을 대거 떨어뜨리면서 벚나무의 생리 기능에 혼란이 생기고, 이후 발생한 이상 고온이 개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가을에 이상 개화한 벚나무는 1년에 꽃을 두 번 피운 탓에 이듬해 봄에 꽃을 피울 가능성이 낮다. 다만 가을에 꽃을 피우지 않은 다른 벚나무들은 정상적으로 봄에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을에 피는 벚나무 품종도 존재한다. 춘추화 또는 춘추벚나무, 가을벚나무로 불리는 품종(학명 Prunus × subhirtella 'Autumnalis')은 가을부터 봄까지 개화하는 것이 정상이며, 일반 벚꽃보다 꽃잎 수가 많고 개화 기간도 10일 이상으로 길다. 일본 미야자키현과 오키나와현에서는 이 품종이 10월부터 4월까지 연속으로 개화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에서 춘추벚나무는 수가 적고 특정 구역에만 식재되어 있어, 일반 도로변에서 가을에 꽃이 핀 벚나무는 대부분 이상 개화한 일반 벚나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벚꽃의 개화 시기는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상청과 민간 기상업체들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벚꽃 개화 시기는 지속적으로 앞당겨지고 있다. 창원 지역의 경우 2011년 4월 1일이었던 벚꽃 개화 시기가 2021년에는 3월 18일로 약 2주 빨라졌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벚꽃 개화 시기의 변화를 기후위기의 신호로 해석한다. 2025년 기준으로 국내 벚꽃은 평년보다 3~8일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후반에는 벚꽃이 2월에 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벚꽃의 이른 개화나 가을 이상 개화는 단순히 꽃이 빨리 피는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식물의 개화 시기 변화는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과의 생태 관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 땅 위의 온도는 빠르게 상승하지만 땅 속에서 겨울을 나는 곤충들은 온도 변화를 느리게 감지하기 때문에, 꽃이 피었을 때 수분을 담당할 곤충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벚꽃이 일찍 피면 사과꽃 등 다른 과수의 개화도 앞당겨져 늦봄 서리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결국 과일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도 우려된다.

환경 전문가들은 "벚꽃 개화는 이상기후의 신호"라며 "엉킨 생태계 시계를 되돌리고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구 온도 상승을 늦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위기는 이제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위기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서산시는 2025년 봄 벚꽃 개화 시기가 4월 6일로 예상되어 전국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지역 중 하나로 분류된다. 충남 서산의 용현자연휴양림은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 봄철에는 '벚꽃 비'를 맞으며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개화 시기는 2월과 3월의 기온 변화에 큰 영향을 받으며, 특히 개화 직전의 기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최근 이상 고온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식물의 생애주기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설이 지나고 겨울로 접어드는 시점에 피어난 서산의 가을 벚꽃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기후변화가 가져온 자연의 혼란을 상징하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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