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시력이 매우 나쁘지만 사람의 6분의 1 정도의 빛만 있어도 사물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다. 사람보다 더 많은 간상체, 즉 빛을 감지하는 눈의 기관을 보유하고 있어서 빛을 훨씬 더 잘 감지하기 때문이다.
고양이 망막 뒤에 있는 반사판도 적은 빛을 반사해 어두운 곳에서 상대적으로 더 환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어두운 장소에서 고양이의 눈이 파랗게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깜깜한 밤에도 사물을 실별하는 고양이 눈은 과학자들에게 주된 관심분야다. 특히 첨단기기의 눈에 해당하는 카메라 분야에선 고양이 눈을 모방한 연구가 활발하다.
고양이 눈 구조에 착안해 ‘위장 해제’를 구현함으로써 밝거나 어두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객체를 감지하고 인식하는 고성능 생체모방 카메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송영민 교수팀과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김대형 교수팀은 고양이 눈의 수직동공과 휘판 구조를 그대로 모방한 청색기술로 구형 형태의 생체모방 카메라를 공동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수직 가변 조리개와 결상 광학계를 결합하고, 하나의 포토다이오드와 은(銀) 휘판으로 구성된 단위 픽셀을 반구형 이미지센서 어레이로 제작함으로써 고양이 눈처럼 어두운 곳에서도 객체를 식별하는 카메라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고양이과 동물의 눈은 원래 수직으로 길쭉한 동공과 휘판이라는 특징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조명 조건에서 위장 해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수직 동공은 비대칭적인 피사계 심도와 대상 물체에 대한 고해상도 초점을 가능하게 하며, 휘판은 생물학적 빛 반사체 역할을 하여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각적 감도를 향상시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카메라 시스템은 동공을 모방한 원형 조리개를 사용해 광량이 많은 경우 작은 개구율의 조리개를 사용해 배경과 객체 모두에 초점을 맞추지만,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객체와 배경을 분리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이미지 센서의 감도 조절 또는 복잡한 인공지능 연산 등을 통한 후처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수직 가변 조리개를 이용하여 강한 빛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포토다이오드의 과노출을 방지하고, 어두운 환경에서는 충분한 빛을 받아들이는 원형 동공과 은 휘판을 통해 빛의 흡수율을 52% 향상시켰다.
또 광학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통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시스템의 고감도 타겟 이미징 성능과 위장 해제 기능을 검증했으며, 수직 동공을 가진 시스템이 작은 원형 동공 시스템에 비해 배경과 대상 물체를 더욱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음을 이론적·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광학 시뮬레이션을 통한 이론적 검증과 함께 실험적 입증을 위해 수직 조리개 시스템과 작은 원형 조리개 시스템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직 동공 시스템이 특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물체를 선명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떨어져 있는 거리가 다른 배경을 효과적으로 흐리게 처리했다.
송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토대로 고감도 인공 시각시스템을 개발하고, 단안 위장 해제 능력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며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도 후처리 없이 하드웨어 자체로 객체 인지 능력이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자율주행차, 드론, 감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 등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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