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물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야심찬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핵심은 목표를 실제 행동으로 전환하는 실행력이며, 그 출발점은 국가 간 경험 공유와 상호 학습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최근 15개월간 아프리카·아시아·라틴아메리카 23개국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 이행을 지원하는 지역·글로벌 지식 교류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독일국제협력공사(GIZ)와 함께 ‘NBSAP 가속화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스코핑(Scoping)–교환(Exchanging)–활성화(Activating)–확산(Success)’의 4단계 접근법을 따랐다.
현장 경험에서 해법 찾다
사업의 출발점은 ‘경청’이었다. 40건 이상의 국가별 인터뷰와 추가 협의, 문서 검토를 통해 각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와 지식 수요를 도출했다. 이는 각국의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행동계획(NBSAP)에 기반해 정리됐다.
이를 토대로 나미비아 빈트후크, 인도네시아 보고르, 페루 시에네기야에서 지역 지식 교류 행사가 열렸다. 정부 관계자, 원주민 및 지역공동체(IPLC), 시민사회, 청년, 연구자, 기술 전문가, 솔루션 제공자 등 다양한 주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단순 발표를 넘어 ‘솔루션 페어(Solution Fair)’와 ‘파이어사이드 챗’ 등 참여형 방식으로 진행되며 상호 토론과 경험 공유가 이뤄졌다.
행사에서는 약 40건의 우수 사례가 소개됐고, 58건의 ‘복제 약속(replication pledge)’이 도출됐다. 이는 참가자들이 자국 상황에 맞춰 특정 해법을 도입·적용하겠다는 구체적 의지를 담은 것이다. 예컨대 라오스는 태국 코타오의 관광 기반 수익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고, 나미비아는 마다가스카르의 보호지역 관리 전문화 사례를 참고하기로 했다.
국가 정책에 실제 영향
참가자들은 이번 교류가 NBSAP 개정과 부문 간 협력 강화, 남남협력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활성화’ 단계에서는 복제 가능한 해법을 실제 실행으로 옮길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과 지원 체계를 연계했다.
또한 3개 지역 참가자를 한데 모은 온라인 후속 회의에서는 생물다양성 재원 조달이라는 공통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는 단발성 교류를 넘어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는 시도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면 중심의 촉진된(peer-to-peer) 학습이 특히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정책결정자, 지역공동체, 연구자, 실무자가 함께 논의할 때 해결책은 보다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해진다.
다만 복제 약속을 실제 이행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지원 체계와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해법 문서화와 지속적 기술·제도 지원, NBSAP 가속화 파트너십 등 하위 메커니즘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COP17 앞두고 ‘행동의 다리’ 역할
IUCN은 이번 4단계 접근법이 지역별로 유연하게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GBF 이행 체계 내 ‘지식 관리 서비스’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는 CBD COP17을 앞두고 각국이 이행 성과를 점검하는 시점에서, 구조화된 지식 공유는 선언과 현실 사이를 잇는 ‘행동의 다리’가 될 수 있다. 경험을 축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유된 지식을 집단적 진전으로 전환할 때 생물다양성 목표는 비로소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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