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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동물의 신비 세계] 야생 늑대, 도구 사용 ?… 세계 최초 영상 기록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해안에서 늑대가 ‘자연산 게통발’ 끌어올려 미끼 먹어… 고등 문제 해결 행동 주목

[동물의 신비 세계] 야생 늑대, 도구 사용 ?… 세계 최초 영상 기록 나왔다
야생 늑대가 바다에 설치된 게통발 (crab trap)을 끌어내 미끼를 먹는 장면이 포착돼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야생 늑대가 바다에 설치된 게통발 (crab trap)을 끌어내 미끼를 먹는 장면이 포착돼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서부 해안에서 야생 늑대가 바다에 설치된 게통발 (crab trap)을 끌어내 미끼를 먹는 장면이 포착돼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당 행동은 늑대가 도구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과학적 기록으로 평가되며, 늑대의 인지력·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논의를 새롭게 열었다.

이번 발견은 토착 원주민 공동체인 하일츠크 (Heiltsuk ·Haíɫzaqv) 네이션이 진행하는 침입종 관리 프로그램 중 이루어진 것으로, 이들은 생태계 파괴를 초래하는 유럽 녹색게 (European green crab)를 포획하기 위해 통발을 설치해왔다.

 “곰이 했을까, 늑대가 했을까”… 깊은 바닷속 통발 파손, 의문에서 시작된 탐사

프로그램 참여 연구진은 최근 통발 일부가 훼손되는 일이 잦아지자 “곰이거나 늑대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눴다. 얕은 물에 놓인 통발은 육상 포식자의 접근이 가능하지만, 만조 때조차 드러나지 않는 깊은 위치의 통발이 손상된 것은 의문이었다.

뉴욕주립대 환경과학·산림대학의 카일 아텔레 (Kyle Artelle) 교수는 “곰이나 늑대는 잠수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원인을 찾기 어려웠다” 며 “수달이나 바다표범일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움직임 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카메라에 찍힌 것은 부표 (buoy)를 입에 물고 헤엄쳐 나오는 늑대 한 마리였다.

늑대는 부표→줄→통발 순으로 구조 분석…  “완벽히 집중한 문제 해결 행동”

영상 속 늑대는 해안으로 도착하자 부표를 모래 위에 내려놓았다. 이어 부표와 연결된 줄 (line)을 물고 뒤로 걸어가며 통발을 서서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통발이 얕은 곳에 도착하자 늑대는 미끼통을 깨뜨려 내부의 청어 (herring)를 먹었다.

아텔레 교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며 “늑대가 매우 높은 지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형태의 행동은 기록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행동을 단순 놀이가 아닌 목표 지향적 문제 해결 과정으로 해석했다.

늑대는 줄이 물속 깊이 이어져 있음에도 무작위로 당기지 않았고, 줄 끝을 응시하며 “통발이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 계산하듯 행동했으며, 과도한 움직임이나 장난기 없는 정확하고 효율적인 동작을 보였다.

아텔레 교수는 이를 두고 “마치 인간이 동일한 문제를 해결할 때와 똑같은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늑대는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 단일 행동이 아닌 ‘행동 연쇄 (sequence)’ 주목

연구진은 늑대가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행동 시퀀스를 정확히 수행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부표를 인식

▲부표가 통발과 연결된 구조 이해

▲줄 당기기

▲통발이 올라올 때까지 반복

▲미끼통 파손 후 먹이 접근

이는 단일 행동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한 일련의 논리적 과정’으로 구성된 것으로, 고등 인지능력의 핵심 특성이다.

아텔레 교수는 “우리 인간이 같은 상황에서 했을 행동과 동일하다”며 “자연 상태에서 이런 행동이 나타났다는 점이 특히 놀랍다”고 밝혔다.

 하일츠크 지역의 특별성…  “늑대가 인간 위험에서 자유로울 때 나타나는 행동일 가능성”

연구진은 하일츠크 지역 늑대들이 사냥·포획 압력을 거의 받지 않는 드문 환경에 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아텔레 교수는 “늑대가 항상 생존을 위해 주변을 경계해야만 한다면 이러한 복잡한 문제 해결 행동을 시도할 여유가 없다”며, “이 행동이 특정 지역적 조건에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도구 사용  (tool use)인가?’… 학계 의견 엇갈려

이번 사례는 “늑대가 도구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가”라는 흥미로운 과학적 질문을 제기했다.

● 도구 사용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쪽

아텔레 교수와 일부 행동생태학자는 이 행동이 외부 물체를 이용해 목표를 달성하는 고전적 정의에 해당한다고 본다.

늑대는 스스로 줄을 만들지는 않았지만인간도 직접 제작하지 않은 도구를 사용하는 만큼,  “도구 사용으로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콜로라도대 에머리터스 교수인 행동생태학자 마크 베코프(Marc Bekoff)는 “이번 연구는 도구 사용종의 목록을 늑대까지 확장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 “진정한 도구 사용은 아니다”라는 반론

호주중앙퀸즐랜드대학의 브래들리 스미스 박사는“ 대상 물체를 직접 제작하거나 변형하는 과정을 포함해야 ‘도구 사용’이라 부를 수 있다”며이번 행동은 높은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이지만  ‘전통적 도구 사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용어가 중요한가?… “더 중요한 것은 행동의 기원과 학습 방식”

옥스퍼드대 행동생태학자 알렉스 카첼닉 (Alex Kacelnik)은 “도구 사용이라는 용어 논쟁은 부차적”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 행동이 어떻게 습득되었는지, 그리고 습득 이후 어떤 방식으로 유지·발전되는지다. 인간 또한 자신이 사용하는 도구의 물리학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경험을 통해 작동 방식을 익힌다.”

 늑대 행동 연구의 새로운 장… “문화적 전파 (cultural transmission)” 가능성도

연구진은 같은 지역의 다른 늑대가 비슷한 행동을 보인 적이 있어, 이 행동이 개체 간 학습을 통해 전파되는 ‘문화적 행동’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향후 연구는 다른 늑대들도 줄을 이용해 통발을 끌어올리는 이 행동이 세대 간 전수되는지 특정 환경 조건이 행동 발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Ecology and Evolution 11월호에 게재

이번 연구는 11월 17일 국제 학술지 Ecology and Evolution에 정식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 사례는 자연 생태계 속 늑대의 지능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라며, “보전 정책에서도 늑대의 복잡한 행동 패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 미국신문사설tv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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