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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떼 지능,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정에 얼마나 도움 줄 수 있을까?

청색기술의 핵심 요소, 떼지능과 인공지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떼 지능,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정에 얼마나 도움 줄 수 있을까?
 노을지는 서쪽하늘에서 벌어지는 찌르레기 떼의 군무(群舞) 모습 [사진=Shutterstock]
 노을지는 서쪽하늘에서 벌어지는 찌르레기 떼의 군무(群舞) 모습 [사진=Shutterstock]

하나보다 여럿이 낫다

무리 또는 패거리를 의미하는 '떼(swarm)'라는 우리말은 종종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떼강도, 떼거리는 물론, 구약성서에 나오는 메뚜기 떼의 재앙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에 쇼핑객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복잡한 거리 모습을 상상해 보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짓는 생활은 수많은 동물 집단의 생존에 필수적이며, 이러한 군집(群集)에 대한 연구는 우리 인간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줄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꿀벌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더 효과적으로 찾기 위해 무리지어 다닌다. 또 찌르레기 떼는 현란한 비행으로 포식자를 피하고 혼란스럽게 한다. 이는 자연에서 벌어지는 두 가지 사례에 불과하지만 사실 동물 왕국의 모든 구석에서 무리짓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동영상=National Geographic]

수학자, 생물학자 및 사회 과학자들의 떼지능(swarm intelligence) 연구는 우리가 집단을 이해하고 그 힘을 이용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떼지능은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의 일종으로 이미 대중 통제, 교통 관제 및 대규모 전염병 확산 방지 등과 같은 분야에 이들 연구 결과가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용 데이터 사용 방법, 군사 분쟁시 드론(drone) 작동 방법, 경마를 비롯한 스포츠 이벤트에서 확률이 거의 없는 베팅의 배당률을 높이는 방법까지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떼는 부분의 합보다 큰 시스템이다. 수많은 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이 모여 사고, 기억,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뇌를 형성하는 것처럼, 동물 그룹은 개별 동물에서 볼 수 없는 매우 복잡한 행동을 나타내는 소위 '슈퍼 브레인(super brain)'을 형성하기 위해 일제히 행동을 할 수 있다.

미국의 인공생명 전문가인 크레이그 레이놀즈(Craig Reynolds)는 1986년 새떼나 물고기떼, 또는 벌떼 같은 동물들의 집단행동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모델로 '보이즈(Boids)'라는 인공생명 프로그램을 내놓아 떼 연구에 혁명을 일으켰다. '보이즈' 모델은 간단한 규칙으로 군집을 분류한다.

'새들처럼(bird-oids)'이란 영어 단어를 줄인 '보이즈'는 비디오 게임의 아바타나 캐릭터를 시뮬레이션 하듯 이웃들과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이웃의 평균 위치로 이동하며 충돌을 회피하도록 지시 받는다.

'보이즈' 시뮬레이션은 실제로 동물 떼와 비교해서도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움직였다.

 '보이즈' 알고리즘을 적용한 조류 군집 시뮬레이션 동영상 

'보이즈' 모델은 집단 행동을 조율해주는 리더가 필요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안내를 받아 이동하며 박물관을 관람하는 방식이 아닌 그저 중심가를 떠도는 보행자와 같은 것이다. 우리가 집단에서 보는 복잡한 행동은 동일하고 단순한 규칙을 동시에 따르는 개별 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하위수준(구성 요소)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수준(전체 구조)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창발(emergence)'이라 한다. 

 

벌떼같이 움직이는 마음

2016년 미국의 기술전문 업체 '유내니머스 AI(Unanimous AI)'는 떼지능의 힘을 이용해 수백 만달러가 걸린 유명한 경마 경기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에서 1착부터 4착까지를 모두 맞추면서 '초연승 단식(superfecta)' 우승을 거머진 바 있다.

이 경기에서 업계 전문가들과 기존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알고리즘들이 잘못된 예측으로 낭패를 보았으나, 이 회사가 모집한 일반 아마추어 레이싱 애호가들은 541분의 1이라는 확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들의 지식을 한데 모았다.

힘차게 달리는 경주마와 선수들 [사진=The Conversation]
힘차게 달리는 경주마와 선수들 [사진=The Conversation]

이들 지원자 집단의 성공 비결은 그들의 예측이 생성된 방식에서 비롯됐다. 지원자들이 승마선수에게 걸어 집단의 선택을 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이 회사의 떼지능 플랫폼을 사용하여 새떼와 벌떼에서 영감을 얻은 실시간 디지털 데이터를 보며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이때 모든 지원자들은 동시에 각자가 선택한 다이얼을 돌렸고, 이를 통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자신이 선호하는 번호를 변경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어느 개인이 C를 선택했다가도 사람들이 A도 보고나서 B로 몰리는걸 보고 B로 바꿀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서로에게 응답함으로써 총체적으로 이들은 아무리 정보가 풍부한 개인까지도 능가할 수 있었다. 

 

의료분야에 적용되는 떼지능

인공지능 혁명(AI revolution)과 함께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의료분야에서도 떼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분야에서의 데이터 기반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광범위한 환자 데이터 정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한 가지 방법은 기관 간, 경우에 따라선 국가 간 정보를 모으는 일이다.

그러나 환자 데이터를 전송하는데는 엄격한 보호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병원내 데이터만 사용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되면 진단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대안이 군집(swarming)이다. 연구자들은 떼지능이 기관 간에 원시 데이터를 교환할 필요없이 진단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다수의 예비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 저장소를 상호 작용하는 노드(node)들로 이뤄진 네트워크로 분산 배치하면 기관들이 지혜롭게 공유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중앙집중식 기계학습은 하나의 공유 허브에 업로드되는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그곳에서 가용한 모든 데이터를 사용하여 기계학습이 이루어진다. 이에 비해 분산 시스템에서는 각 기관이 데이터를 자체 노드에 별도로 저장한다. 분산 시스템의 기계학습은 자체 데이터만을 사용해 각 노드에서 이뤄지면서 기계학습의 결과가 네트워크 간에 공유되어 결과적으로 모든 노드에 이익이 된다. 이러한 과정은 환자에 대한 원시 데이터가 기관들 사이에 교환되는 것을 방지하게 되어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게 된다. 

 

분쟁지역 공중에 모습을 드러낸 드론 떼 [사진=Shutterstock]
분쟁지역 공중에 모습을 드러낸 드론 떼 [사진=Shutterstock]

군사용 떼지능 기술

드론이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방 전투에서 점점 더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드론 기술 능력은 1 : 1 감시 제어에 불과하다. 

그래서 현재 진행되는 연구 목표는 드론들 간의 통신을 원활히 하여 컨트롤러 하나로 드론 무리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면 드론 떼 내부에 지속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해져 전투용 드론의 확장성, 정찰 및 타격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군집에 대한 연구가 더 깊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집단지능 및 행동이 복잡성, 적응성, 효율성을 창출해 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떼지능의 역할도 커질 것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이내믹하고 매혹적인 무리로 채워갈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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