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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모나크(왕) 나비의 장대한 이동 경로... 사상 최초로 실시간으로 추적

모나크(왕) 나비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멕시코 중부의 월동지까지 수천 km를 날아가는 생생한 경로 추적

모나크(왕) 나비의 장대한 이동 경로... 사상 최초로 실시간으로 추적
모나크(왕) 나비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멕시코 중부의 월동지까지 수천 km를 날아가는 생생한 경로를 추적했다.(사진=NYT 제공)
모나크(왕) 나비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멕시코 중부의 월동지까지 수천 km를 날아가는 생생한 경로를 추적했다.(사진=NYT 제공)

북미 전역을 가로지르는 모나크(왕) 나비의 장대한 이동 경로가 사상 최초로 실시간으로 추적되며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생태학적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무게 60mg의 초소형 라디오 태그 기술이 처음으로 나비의 대륙 횡단 여정을 추적하는 데 성공하면서, 과학자들은 개별 모나크(왕) 나비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멕시코 중부의 월동지까지 수천 km를 날아가는 생생한 경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게 됐다. 이는 단순한 과학적 진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급감하고 있는 곤충 개체 수에 대한 보전 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포도 반쪽이 쌀 세 톨을 나른다”

이번에 개발된 무선 라디오 태그는 뉴저지에 위치한 셀룰러 트래킹 테크놀로지(Cellular Tracking Technologies, 이하 CTT)사가 제작한 것으로, 태양광 충전이 가능하며 200달러에 판매된다. 평균 무게 500~600mg인 모나크 나비 몸에 비하면, 마치 건포도 반쪽이 생쌀 세 톨을 등에 짊어진 셈이다.

CTT는 올해만 400마리 이상의 모나크 나비에 태그를 부착했으며, 이들의 여정을 전용 앱 '프로젝트 모나크 사이언스(Project Monarch Science)'를 통해 실시간 추적하고 있다. 이 앱은 일반 대중도 자유롭게 내려받아 개별 나비의 이동 경로를 지켜볼 수 있다. 나비 애호가들은 자신이 조성한 꽃밭을 지나가는 나비가 실제로 멕시코까지 날아갔는지 확인할 수도 있게 됐다.

기존 추적 방식의 한계… 이제는 '전체 이야기'를 본다

모나크 나비의 이동 연구는 1935년부터 시작됐지만, 지금까지는 ‘스티커 태그’를 붙여 회수 여부로 이동을 추정하는 방식에 그쳤다. 회수율은 1% 미만이었고, 이동 중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반면 이번 라디오 태그 방식은 경로 전체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며, 바람에 밀려 나갔다가 방향을 재설정하거나, 대도시와 호수를 어떻게 통과하는지 등 세밀한 정보까지 드러냈다.

워싱턴주립대의 나비 생태학자 셰릴 슐츠 교수는 “모든 것이 경이롭다”며 “그동안 단편적인 정보에 기대어 구성해왔던 나비 이동의 이야기가 이제는 실제로 펼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과 자기장을 읽는 ‘이중 나침반’

모나크 나비는 ‘이동 마스터’라 불릴 만큼 뛰어난 항법 시스템을 지녔다. 평상시에는 해의 움직임에 맞춰 방향을 보정하는 ‘태양 나침반’을 사용하고, 흐린 날에는 지구 자기장의 각도를 자외선으로 감지하는 보조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하지만 어떻게 매번 조상들이 머물렀던 특정 월동지를 정확히 찾아가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나비 4마리 중 1마리만이 무사히 월동지에 도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는 차량 충돌, 조류 포식, 기후 조건, 에너지 고갈 등으로 소멸한다. 살아남은 개체는 멕시코의 침엽수 숲 위를 돌며 나무 가지를 휘게 만들 정도로 몰려드는 ‘생태의 기적’을 연출한다.

기후변화와 인간활동으로 흔들리는 생존 주기

하지만 이런 장대한 이동과 집단 월동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1990년대에는 멕시코 월동지의 개체 수가 수억 마리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6000만 마리를 넘기기도 어렵다. 2024년 겨울에는 약 3800만 마리로 추정됐고, 서부 해안으로 이동하는 소규모 개체군은 1만 마리도 되지 않았다.

원인은 다양하다. 봄과 가을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꽃과 꿀이 줄었고, 여름 번식기에는 미국 중서부 농경지에서 주요 먹이식물인 밀크위드가 제초제로 사라졌다. 겨울 월동지에서는 벌목, 병충해, 기후 변화가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 나비가 이동하는 모든 경로에 인간 활동의 그림자가 드리운 셈이다.

9월 12일 캐나다 정부 연구원들이 30마리 나비에 태그를 부착했고, 이틀 만에 나비들이 이리 호를 가로질러 클리블랜드에 도착하는 모습이 앱에 포착됐다. 
9월 12일 캐나다 정부 연구원들이 30마리 나비에 태그를 부착했고, 이틀 만에 나비들이 이리 호를 가로질러 클리블랜드에 도착하는 모습이 앱에 포착됐다. 

"첫 번째 완주 나비는 JMU004"

과학자들은 개별 모나크(왕) 나비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멕시코 중부의 월동지까지 수천 km를 날아가는 생생한 경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게 됐다. 

이번 태그 실험은 캐나다 온타리오의 롱포인트에서 시작됐다. 9월 12일 캐나다 정부 연구원들이 30마리 나비에 태그를 부착했고, 이틀 만에 나비들이 이리 호를 가로질러 클리블랜드에 도착하는 모습이 앱에 포착됐다. 이후 미국 전역과 캐나다 남부의 연구자 400여 명이 나비에 태그를 부착했고, 가장 먼저 멕시코 수도 서쪽 엘 로사리오 월동지에 도착한 나비는 ‘JMU004’였다.

이 나비는 제임스 매디슨 대학교의 리온 브라운 박사가 태그를 부착했고, 47일 뒤인 11월 9일 오전 10시 35분, 현지 수풀 속에서 탐지되었다. 이 기록은 곧바로 과학자 단체 채팅방에 공유됐고, 태그 경쟁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열띤 반응을 보였다. "이건 경쟁이 아니라 과학의 진보"라는 분위기 속에서도 유쾌한 ‘경주’는 큰 호응을 얻었다.

“과학을 위한 것이지, 장난감이 아니다”

이 태그 기술의 핵심은 ‘블루모르포(BlūMorpho)’라 불리는 장치로, 300피트 반경 내의 블루투스 장비가 자동으로 나비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셀룰러 트래킹 테크놀로지는 이 기술을 통해 야생동물 추적 생물학을 넘어 시민 과학으로도 확장하고자 한다. 하지만 브라운 박사는 “이 기술은 보전과 연구를 위한 것이며, 일반인의 무분별한 사용은 나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비에 태그를 붙이기 위해 그녀는 날개 보호용 얇은 유리종이 봉투를 씌우고, 작은 무게추로 움직임을 제한한 뒤 속눈썹 접착제를 이용해 태그를 부착한다. 블루모르포 태그는 나비의 더듬이 길이와 비슷한 안테나가 달린 아주 작은 장치다.

나비가 날아가면 생태가 살아난다

나비 한 마리의 비행이 생태계 전체의 건강을 드러낼 수 있다. 셀룰러 트래킹 테크놀로지는 향후 비버, 오리너구리, 벌 등 다양한 생물에 태그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현재는 북미 최대의 곤충 추적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기술적 진보는 단지 새로운 장난감이 아니라, 인류가 잃어가고 있는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고 보전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다. 인간의 손으로 사라져가는 종들을, 이제는 과학의 힘으로 따라잡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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