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1월 14일 경기 평택시 소재 산란계 농장(사육 규모 약 13만5천 마리)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15일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로 최종 확진됐다.
이번 사례는 2025~2026년 동절기에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한 첫 고병원성 AI로, 계란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앞서 경기 파주·화성·평택과 광주광역시의 가금 농장에서 각각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가운데, 산란계 농장까지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항원이 검출된 평택 산란계 농장은 지난 11월 9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화성시 육용종계 농장의 방역지역(반경 3k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전파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14일 방역지역 농장에 대한 정기 예찰 과정에서 농장 내 산란계 폐사가 증가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정밀검사에 착수했다.
중수본은 H5형 항원이 확인된 즉시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살처분 작업을 시작했다. 또한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역학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고병원성 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산란계 사육 농장과 관련 축산시설, 차량에 대해 11월 14일 오후 9시부터 16일 오전 9시까지 36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 기간 동안 사료·분뇨·가금 운반 차량의 이동이 전면 금지되며, 불가피한 경우에만 방역 당국의 승인을 받아 이동할 수 있다.
아울러 발생 농장 반경 500m 이내 농장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고, 발생 농장 주변 10km 이내 가금농장 48곳에 대한 정밀검사도 진행 중이다. 평택시는 방역대 내 가금 농장 28개소(사육 수수 약 242만6천 마리)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와 정밀검사를 추진하고 있다.
평택시는 15일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해 방역 대책을 점검하고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농장 입구에 이동통제 초소를 24시간 운영하고, 철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방역차량 일제 소독을 실시하며, 거점 소독시설을 확대 운영하는 등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올해 10월 27일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첫 검출된 이후 현재까지 6개 시·도에서 야생조류 고병원성 AI가 검출됐으며, 국내 최초로 야생조류에서 3개의 혈청형(H5N1·H5N3·H5N9)이 동시에 확인되는 등 어느 때보다 확산 위험이 큰 상황이다.
이에 중수본은 고병원성 AI 추가 발생 위험이 큰 경기 남부지역(화성·평택·안성)과 충남 북부지역(천안·아산)에 AI 특별방역단(농림축산검역본부 과장급)을 파견해 지역별 방역 기술 지원과 집중 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해당 지역 5개 시·군 소재 산란계 농장에 대해 감염 개체 조기 검출을 위한 일제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고병원성 AI 발생 시 피해가 큰 산란계 밀집사육단지에 대해서는 11월 30일까지 전국 12개소를 대상으로 책임전담관 점검 주기를 기존 2주 1회에서 매주로 단축해 관리한다.
10만 마리 이상 대형 산란계 농장과 밀집단지를 대상으로는 축산차량의 중복 이동을 최소화하는 역학 최소화 조치를 11월 30일까지 시행하며, 특히 계란 운송 차량의 농장 진입금지 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중수본은 11월 8일부터 실시 중인 '전국 일제 집중 소독 주간'을 당초 계획보다 1주일 연장해 28일까지 매일 소독을 실시한다. 매주 수요일을 전국 전통시장의 '일제 휴업·소독의 날'로 지정·운영하고, 각 지방정부가 이행사항을 매주 점검하도록 했다.
전북 부안지역 육용오리에서도 H5형 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오리로부터 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위험 지역 내 오리 사육제한에 미참여한 농가 157곳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전북도와 관련 계열사의 오리농장에 대해 15일부터 21일까지 일제검사도 진행한다.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이번 발생은 산란계 농장에서 첫 발생이고, 방역지역 내 산란계 농장이 다수 분포한 위험한 상황"이라며 "더욱 경각심을 갖고 차단방역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전국 지방정부와 검역본부 등 관계기관에서는 대규모 산란계 농장과 산란계 밀집사육단지를 빈틈없이 관리하고, 특히 발생 위험이 높은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 지역에 대한 검사·소독 등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겨울철 철새 유입으로 가금류 감염 위험이 높아진 만큼, 철새도래지 출입을 자제하고 농장 출입 차량과 기계·장비에 대한 세척·소독을 철저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축사 출입 전 전용 장화를 갈아 신는 기본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농가는 사육 중인 가금에서 폐사가 늘거나 산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는 등 고병원성 AI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경미한 증상이라도 즉시 방역 당국(☎1588-9060·4060)에 신고해야 한다.
이번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올 겨울 계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방역 당국의 선제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추가 확산 여부가 계란 가격과 수급 안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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