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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안전·하도급·친환경 규제 동시 강화…건설업계 ‘ESG 경영’ 시험대

사망사고 시 매출 최대 3% 과징금 AI·드론 활용 ‘스마트 안전’ 확대 “속도조절 필요” vs “ESG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안전·하도급·친환경 규제 동시 강화…건설업계 ‘ESG 경영’ 시험대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망사고 발생 시 매출액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내용의 ‘건설안전특별법’이 국회에서 심사 중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망사고 발생 시 매출액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내용의 ‘건설안전특별법’이 국회에서 심사 중이다.

올해 건설현장을 둘러싼 안전·하도급·친환경 규제가 일제히 강화되면서 건설업계가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대형 건설사들은 스마트 안전 시스템과 탄소 저감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업황 침체와 수익성 악화 속에서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사망사고 시 매출 최대 3% 과징금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망사고 발생 시 매출액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내용의 ‘건설안전특별법’이 국회에서 심사 중이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으로, 업계에선 연내 제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문제는 건설사의 낮은 이익률이다. 지난해 1~3분기 국내 10대 건설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01%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평균도 3%대 후반 수준이다. 업계는 “중대재해 한 번으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구조”라며 과징금 기준을 회사 전체 매출이 아닌 해당 공사 도급액 기준으로 조정하거나 상한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업정지 처분과 선분양 제한도 부담이다. 선분양이 막히면 자체 자금이나 대출로 공사비를 조달해야 하는데, 사고 기업은 ESG·신용평가 점수 하락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해 중소 건설사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온실가스 감축 압박…공사비 상승

정부가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3~61%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시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건설산업은 글로벌 탄소배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친환경 공법과 자재는 비용이 높다.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은 일반 설비 대비 3~5배 비싸다. 지난해 민간 공동주택에 ‘제로에너지’ 기준이 적용되면서 전용 84㎡ 기준 가구당 공사비가 300만 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도급 지급보증 의무 확대

지배구조 측면에선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의무가 강화됐다. 발주자가 하도급사에 직접 지급하는 ‘직불’ 방식에서도 원도급사가 지급보증 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하도급사는 환영하지만 종합건설사는 추가 비용과 법리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AI·드론 활용 ‘스마트 안전’ 확대

건설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탄소 저감 시멘트 개발과 모듈러 등 탈현장건설(OSC) 공법 도입이 대표적이다. 안전관리 분야에선 AI와 드론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통역 앱 운영 등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원격제어 타워크레인을 도입했고, 삼성물산은 법정 기준의 두 배에 달하는 안전예산을 집행했다. 주요 건설사 CEO와 최고안전책임자(CSO)들은 현장 점검 릴레이 캠페인도 진행했다.

“속도조절 필요” vs “ESG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그러나 건설공사비지수는 5년 새 30% 상승했고, PF 시장 경색과 원자재·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전체의 82%를 차지하는 전문건설업체 중 70% 이상이 종사자 10명 미만 영세 기업으로 ESG 시스템 구축 여력이 부족하다.

일각에선 ESG 규제 적용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ESG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건설업 평균 ESG 점수는 2.76으로 전체 산업 평균(2.84)보다 낮다. 특히 공급망을 포함한 스코프3 온실가스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처벌 중심 정책만으로는 사고 예방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공사비 현실화와 숙련 인력 양성 등 구조적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화되는 규제 속에서 건설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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