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나 평지 등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잎벌레는 가볍고 자그마한 몸집으로 나뭇잎에 붙어 살지만, 강한 빗줄기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국내 과학자들이 잎벌레의 이같은 독특한 구조와 특징에서 착안한 생체모사 기술로 성능이 뛰어난 초발수 표면 개발에 성공했다. 자연에서 힌트를 얻는 청색기술이 만든 또 하나의 성공사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박종래) 이동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은 잎벌레 구조를 모사해 물방울의 충격과 수압에 강한 초발수 표면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동욱 교수팀은 잎벌레 같은 생물체가 지닌 오목한 구조의 생체를 모사해 가혹한 환경에서도 초발수성을 유지할 수 있는 오목기둥 형태의 표면 구현에 성공했다. 자연 속 구조를 차용해 표면이 젖는 것을 억제하고 기존보다 더 향상된 초발수성을 확보한 것이다.
초발수(超撥水)는 물의 흡수를 매우 잘 막는 것을 뜻한다. 초발수성은 물이 표면에 스며들지 않고 쉽게 떨어지는 성질로 자가 세정, 얼음 및 오염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첨단 소재산업과 나노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산업 전반에 폭넓게 응용된다.
기존의 초발수 표면은 외부 충격이나 강한 수압이 가해지면 쉽게 젖는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팀은 잎벌레와 톡토기의 오목한 구조에서 힌트를 얻어 오목한 공극이 있는 기둥 형태 표면을 제작했다.
이 표면은 물방울이 고속 충돌하거나 높은 수압의 수중 환경에서도 안정적 초발수성을 나타냈다. 오목한 공극이 공기 쿠션을 형성해 스프링처럼 작용하면서 물방울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도록 고안한 것이다.
실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목 기둥 구조는 일반 기둥 구조보다 약 1.6배 충격에 강했고, 고수압 환경에서는 일반 기둥 구조가 약 87%가 젖은 반면, 오목 기둥 구조는 단 7%만 젖었다.
오목한 공극은 물방울이 표면에 닿았을 때 공기쿠션을 형성했다. 이 쿠션이 스프링처럼 작용해 물이 표면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했다. 덕분에 오목 기둥 표면은 24시간 이상 초발수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안정적인 초발수 표면 디자인 개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초발수 기능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 현장과 제품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고성능 초발수성을 요구하는 해양, 항공, 우주, 에너지, 방산 등의 분야에서 관련 부품이나 제품 효율을 높이고 유지 비용을 절감하는데 큰 효과를 기대할만하다.
이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는 이진훈 박사과정생과 박진우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신소재 관련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10월2일자로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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