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는 인류 최고의 이기(利器)인 동시에 둔기(鈍器)이다.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재촉하는 게임체인저인 동시에 막대한 탄소를 배출, 기후위기의 강력한 복병이기 때문이다.
거대 AI를 구현하기 위해선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연산 및 추론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전력 소모가 불가피하다.
AI가속기나 관련 반도체 제조사들이 저전력 기술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데이터와 처리속도의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거대 생성형 AI모델을 운영하는 빅태크기업들이 탄소배출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GAI(범용AI) 등 AI가 진화를 거듭하며 보편화될 수록 '전기먹는 하마'란 멍에를 쉽게 벗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AI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MS가 결국 AI열풍 속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수 억 달러에 달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국제사회의 탄소감축 및 기후위기 대응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데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고육지책에 나선 것이다.
탄소배출권 거래란 교토의정서 지정 6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메테인, 아산화질소, 과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을 줄인 실적 만큼 배출권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운 곳에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4위 석유·가스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이하 옥시덴털)이 향후 6년간 탄소배출권 50만톤(t)을 MS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S와 옥시덴털은 이번 배출권 거래와 관련해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탄소배출권 거래 중 최대 규모로 보인다.
MS는 옥시덴털이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해 지하에 저장하는 비용을 지불해서 AI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게 됐다. MS처럼 빅테크들은 AI 확장에 따라 탄소배출이 급증하는 문제해결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AI서버를 돌리는데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MS의 경우 지난 5월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해 2020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약 3분의 1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글도 지난주 AI를 위한 전력 집약적인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 결과 2019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거의 절반 가량 늘었다.
AI업체들은 203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게 중론이다. AI열풍으로 인한 탄소배출 효과가 그들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는 탓이다.
실제 MS는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넘어서 온실가스 순배출 0을 목표로 한 ‘탄소 네거티브’를 선언했고 구글은 203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AI 열기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옥시덴탈과 같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감축기술 보유업체들이 살판이 났다. 옥시텐달의 경우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수하는 기술(Direct Air Capture·DAC)을 통해 작년 9월에도 아마존과 10년 동안 25만t의 배출권을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계적인 탄소저감과 친환경 정책에도 불구,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의미하게 줄지 않는 것은 AI와 같은 탄소다배출 기술의 출현과 무관치 않다"면서 "AI업체들 스스로 AI의 혁신적인 기술개발 못지않게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도 보다 공격적 투자를 단행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