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올해 첫눈과 첫 상고대가 관측되면서 본격적인 겨울 산행 시즌이 시작됐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18일 지리산 천왕봉(1,915m) 등 고지대에 올해 첫눈이 내리고 첫 상고대가 피어났다고 밝혔다.
지리산 일대는 이날 새벽부터 영하의 기온을 보이며 나뭇가지와 바위에 상고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천왕봉을 비롯한 주요 고지대가 하얀 얼음꽃으로 뒤덮이며 장관을 이뤘다.
상고대는 영하의 온도에서 대기 중에 있는 안개 입자나 수증기가 나뭇가지, 바위 등에 부딪혀 얼어붙는 자연현상이다. 순우리말로 '얼음꽃', '나무서리'라고도 불리며, 한자어로는 '수상(樹霜)'이라 표현한다.
밤사이 서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나는 상고대는 겨울 산의 대표적인 절경으로 꼽힌다. 나뭇가지마다 하얀 얼음 결정이 달라붙어 마치 꽃이 만발한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상고대는 기온이 영하 2℃에서 영하 8℃ 사이에서 바람이 강할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안개가 짙게 끼는 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상고대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가지에 얼어붙기 때문에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피어나는 특징을 보인다.
물방울의 크기와 온도에 따라 상고대의 형태도 달라진다. 바람이 약하고 물방울이 작을 때는 깃털 모양의 불투명한 상고대가 나타나고, 바람이 강하고 물방울이 클 때는 반투명한 상고대가 형성된다.
상고대는 주로 안개가 많이 발생하고 기온 차가 심한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나 호숫가에서 관측된다. 늦가을부터 겨울, 이른 봄까지 나타나며, 특히 기온 차가 큰 초겨울에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다.
국내에서 상고대를 관측하기 좋은 곳으로는 지리산을 비롯해 설악산, 덕유산, 태백산, 소양강, 의암호 등이 꼽힌다. 이 지역들은 안개가 자주 끼고 기온이 낮아 상고대 형성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상고대는 매우 빠른 시간 내에 냉각되어 생긴 것으로 얼음끼리 서로 붙으려는 힘이 약해 쉽게 떨어진다. 또한 해가 뜨면 금방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상고대를 보려면 이른 새벽 산행이 필수다.
지리산의 첫눈과 상고대 소식은 본격적인 겨울철 산행 시즌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과거 기록을 보면 지리산은 대체로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첫눈이 내렸다.
2022년에는 12월 12일 천왕봉 등 고지대에 첫눈이 내렸으며, 2019년에는 11월 11일에 첫눈이 관측됐다. 해마다 첫눈 시기가 달라지는 것은 기온과 기압 배치, 수증기량 등 복합적인 기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산행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과 얼음으로 인해 등산로가 미끄럽고, 기온이 낮아 저체온증 위험도 크다.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관계자는 "지리산에 올해 첫눈과 첫 상고대가 피어나며 겨울 산행 시즌이 본격화됐다"며 "겨울철 산행을 할 때는 아이젠 등 동계용 안전장비와 방한용품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눈이나 얼음으로 인한 미끄럼 사고가 자주 발생하므로 등산 스틱을 활용하고, 무리한 일정은 피해야 한다"며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날씨가 급변하면 즉시 하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 산행 시 필수 장비로는 아이젠(등산용 스파이크), 등산 스틱, 방한복, 장갑, 모자, 보온병 등이 있다. 특히 아이젠은 눈길과 빙판길에서 필수적이며, 자신의 등산화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체온 유지를 위해 여벌 옷을 챙기고, 고칼로리 간식과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일몰 시간이 빨라지는 겨울철에는 헤드랜턴도 필수품이다.
산행 전에는 국립공원 홈페이지나 기상청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산행 계획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미리 알려두는 것도 안전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겨울 산은 상고대와 눈꽃 등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도 많다. 철저한 준비와 안전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지리산 외에도 전국 주요 산지에서 첫눈과 상고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설악산은 지난 10월 20일 올해 첫눈이 관측됐으며, 한라산도 최근 상고대가 피어나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 강추위와 따뜻한 날씨가 번갈아 나타나는 변동성이 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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