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괴한 생물 문어는 수억 년 동안 존재해 왔으며, 인간에게 공포와 동경, 그리고 맛 있는 요리에서 명성을 불러일으켜 왔다.
똑똑하고 기괴한 두족류인 문어는 바다의 오싹하고 신비로운 모든 것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바다의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문어의 부드럽고 질척거리는 몸은 북유럽 전설의 선원을 잡아먹는 크라켄(Kraken)부터 카리브해의 바다 악마 루스카(Lusca)에 이르기까지 괴물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왔다. 디즈니의 바다 마녀 우르술라나 스파이더맨의 적인 닥터 옥토퍼스처럼 이 생물의 다른 세상 같은 모습과 펼쳐지는 촉수는 현대의 괴물과 악당에게도 영감을 선사했다. 또한 문어를 주제로 한 수많은 공포 영화도 상영된 바 있다.
과학 저널리스트 캐서린 하몬 커리지(Katherine Harmon Courage)가 2013년 저서 『문어! 바다에서 가장 신비한 생물(Octopus! The Most Mysterious Creature in the Sea)』에서 언급했듯이 문어는 요리의 별미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물 그 이상이다. 문어는 고대 그리스 철학과 일본 에로틱 아트에 영감을 준 지적이고 해부학적으로 독특한 생물이다. 여기에서는 청색기술이 스승으로 삼는 자연(생물) 중에서 놀이 능력부터 비극적인 성생활에 이르기까지 문어의 매혹적인 특징 10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① 문어는 공룡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다
문어의 조상으로 알려진 가장 오래된 화석은 공룡보다 훨씬 이전인 약 3억 3천만 년 전에 살았던 동물의 것이다. 미국 서부의 몬태나(Montana)의 베어굴치 석회암 지층에서 발견되어 2022년에 실체가 드러난 이 표본은 사지가 10개인 반면, 현대의 문어는 8개이다. 이전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문어 화석은 약 2억 9,600만 년 전의 연체 무척추동물인 폴세피아 마조넨시스(Pohlsepia mazonensis)라는 화석이다. 하몬 커리지는 이 화석을 "소고기로 동글납작하게 빚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자세히 살펴본 결과 팔이 8개, 눈이 2개, 먹물 주머니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육지의 생명체가 작은 파충류를 넘어서기 훨씬 전부터 문어는 이미 수백만 년 전부터 그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② 문어의 심장은 3개
두 개의 심장은 문어의 아가미를 통해 혈액을 이동시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산소를 얻는 데만 사용된다. 그런 다음 세 번째 심장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장기와 근육으로 순환시켜 에너지를 공급한다. 그러나 문어가 헤엄칠 때 후자의 심장은 실제로 박동을 멈추는데, 이는 문어가 헤엄치며 지치기 보다 기어다니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③ 문어(octopus)의 복수형이 'octopuses'가 된 이유
'옥토퍼스(octopus)라는 단어는 '여덟 발'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옥토푸스(oktopus)에서 유래했으며, 복수형은 오랫동안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 단어를 복수형으로 만들려는 최초의 시도는 '동창(同窓ㆍalumnus)'이 복수화될 때 '동문(alumni)'이 되는 것과 같이 라틴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을 사용하여 '옥토피(octopi)'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복수형인 '옥토퍼스'에 그리스어 어미를 붙여 "옥토포즈(octopodes)"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단어가 영어로 채택되면서 고전적인 영어 "-es"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옥토퍼스의 복수형이 됐다. '옥토피'와 '옥토포즈'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다.
④ 문어는 멍청하지 않다
기원전 350년경에 쓰인 『동물의 역사(History of Animals)』에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문어는 물속으로 내려놓으면 사람의 손에 닿을 정도로 어리석은 생물이지만, 그 습성이 깔끔하고 검소하여 둥지에 저장고를 쌓아두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먹은 후 게와 조개의 껍데기와 껍질, 작은 물고기의 골격을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어는 자기 방어를 위해 먹물을 분비하고, 미끈거리고, 땅 위를 기어 다닐 수 있다는 등 문어 생활의 특징을 몇 가지 더 설명한 후 "연체동물이 이 정도면 훌륭한 거 아닌가"라며 문어 등에 낙인을 찍고 마무리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이후 틀렸다는 것이 증명됐다. 문어는 몸집에 비해 큰 두뇌를 가지고 있으며, 닫힌 조개껍데기를 여는 방법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미로를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해결책을 기억하고, 재미로 사물을 분해할 수 있다. 문어는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도 있다. 아울러 이 두족류는 물에 떠 있는 병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⑤ 문어 팔에는 그들만의 마음이 있다
문어 신경세포의 3분의 2는 머리가 아닌 팔에 있다. 따라서 팔의 일부가 조개 껍질을 깨는 방법을 알아내는 동안 나머지 팔은 동굴에서 더 많은 먹을거리를 찾는 등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쁠 수 있다. 문어 촉수는 완전히 절단된 후에도 반응할 수 있다. 한 실험에서는 연구자들이 절단된 촉수를 꼬집자, 절단된 촉수가 꿈틀거리며 말려 올라갔다고 한다.
⑥ 문어 먹물은 단순히 숨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문어의 먹물은 적을 물리적으로 해치기도 한다. 문어 먹물에는 티로시나아제(tyrosinase)라는 화합물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인간의 경우 천연 색소인 멜라닌의 생성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티로시나아제는 포식자의 눈에 뿌려지면 자극을 유발한다. 또한 동물의 후각과 미각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⑦ 문어는 푸른 피를 가지고 있다
문어는 심해에서 생존하기 위해 인간 혈액의 일반적인 철분 기반 헤모글로빈 대신 헤모시아닌이라는 구리 함유 단백질에 의해 혈액을 공급받다. 철분이 풍부한 사람의 혈액은 산소와 만나면 붉은색을 띠지만 문어의 혈액은 구리가 함유되어 있어 파란색으로 보인다. 더 큰 단백질인 헤모시아닌은 문어가 서식하는 극한 환경에서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운반한다: 바다 밑바닥은 수온이 매우 낮고 주변에 산소가 많지 않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문어의 혈액은 산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주변 물의 산도가 너무 낮아지면 문어는 생존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순환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다의 산성도가 높아지면 문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고 있다.
⑧ 문어는 에로틱한 뮤즈 동물
'촉수성애증(Tentacle erotica)'은 1814년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에로틱 서적 '키노에노 코마츠' 컬렉션에 실린 관능적인 목판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몬 커리지에 따르면, 이 이미지는 바다 용신의 눈에 띄어 문어를 비롯한 바다 생물에게 쫓기는 여성 조개 해녀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일본 미술 큐레이터인 앤 요네무라가 풀버러(Pulverer) 컬렉션에 쓴 글에 따르면, 1814년 판화는 전복 해녀에 대한 오랜 에로틱한 연상을 언급하고 있다.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이 처음에 느끼는 불안감은 문어의 놀라운 사실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⑨ 짝짓기가 끝나면 문어는 게임 끝
문어에게 짝짓기와 출산은 짧은 일이며 얼마 지나지 않아 죽는다. 문어는 외부 수정을 한다. 수컷은 특수하고 긴 팔인 헥토코틸러스(hectocotylus)를 사용하여 암컷의 꺼풀 생식기에 직접 정자를 삽입한다. 그 후 수컷의 성기는 떨어지고 죽고 만다. 암컷은 최대 40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으며, 이를 집착적으로 보호하고 돌본다. 어미로서의 의무를 우선시하기 위해 암컷은 먹이를 먹지 않는다. 알이 부화할 때쯤이면 암컷 문어는 이미 죽어 있거나 죽어 있는 상태가 된다. 문어의 시각샘(optic gland)은 자멸성 화학물질을 빠르게 생산하여 콜레스테롤 대사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켜 결국 죽게 만든다. 일부 포획된 어미 문어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몸을 절단하여 죽음을 앞당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⑩ 문어의 주산지는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문어 고기는 수세기 동안 동아시아, 스페인, 그리스 등에서 인기 있는 식품이었으며 최근에는 미국 등지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리의 보급은 전 세계 문어 개체 수에 영향을 미쳤다. 문어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로 인해 1980년대부터 북아프리카 및 서아프리카에서 문어 잡이가 시작됐고, 해당 해역에서의 남획으로 인해 모로코에서 모리타니아로, 최근에는 세네갈로 문어 산업이 이동했다. '지속가능 어업 파트너십(SFP)'이라는 기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문어 생산량은 연간 55만 톤을 넘어섰다고 한다.
너무 맛 있어도 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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