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에 북반구 지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곳곳이 찜통을 방불케하는 불볕더위로 신음하고 있다. 한낮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으로 1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 동북부는 전력 수요가 폭증하며 일부 발전소가 멈춰섰다. 개최를 한 달여 앞둔 파리올림픽을 사상 초유의 찜통올림픽으로 선수들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때이른 찜통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그야말로 '폭염 팬데믹'이라 부를만하다. 이같은 현상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지구온난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그대로 이어가 지구의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면, 2100년 세계 바다의 68%가 1년 내내 해양 폭염에 노출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양기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탄소중립 달성을 통한 해양폭염 위험의 최소화'란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 최신호에 게재된 논문을 21일 소개했다.
논문은 2100년 탄소배출량이 지금의 2배가 되는 '고탄소 시나리오'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저탄소 시나리오'로 구분해 평균 해수면 온도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고탄소 시나리오에선 2071∼2100년 평균 해수면 온도가 지난 1985∼2014년 평균 대비 최대 2.70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전 세계 바다의 68%가 일년 내내 해양열파에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는 인도양이 93%, 태평양 76%, 대서양은 68%가 영구적인 해양열파에 영향받게 된다.
반면 탄소중립을 통한 저탄소 시나리오에선 2100년경 해수면 온도 상승 폭이 0.53∼0.61도로 줄었다. 특히 2050년대 이후에는 해수면 온도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해양열파의 비율도 0.02∼0.07%로 줄어들었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를 실현한다면 해양열파 현상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바다의 폭염'이라 불리는 해양열파(marine heat waves)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가 수개월째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해양열파는 바다는 물론 지구의 자연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을 통해 극심한 해양 폭염으로 인한 잠재적인 생태계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제 특정 국가차원이 아닌 전세계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보다 적극 적으로 노력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양기 교수는 "바다는 비열이 크고 밀도가 높아서 대기보다 1천배 많은 열을 함유한다"며 "실제로 지구에서 열이 얼마나 오르내릴 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닷물"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기후는 경제보다 훨씬 긴 기간에 걸쳐 인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탄소중립을 특정 국가만 노력한다고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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