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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탄소중립] 3,210억 투입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본격 착수…배전망 혁신으로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

재생에너지 접속 대기와 출력제어 문제를 배전망 유연화·시장 개편으로 해결하는 탄소중립형 전력망 전환이 시작됐다.

[탄소중립] 3,210억 투입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본격 착수…배전망 혁신으로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월 20일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을 올해를 원년으로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6년 기준 관련 예산은 총 3,210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정책은 단순한 설비 확충이 아니라, 대규모 발전·송전 중심의 일방향 전력망 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의 ‘지역 내 생산-저장-소비’ 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규모 발전·송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시스템(좌)과 태양광·BESS·V2G·DR·VPP가 통합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우) 개념도 (생성이미지제작:청색경제뉴스)
대규모 발전·송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시스템(좌)과 태양광·BESS·V2G·DR·VPP가 통합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우) 개념도 (생성이미지제작:청색경제뉴스)

현재 태양광 발전 설비의 약 4분의 3이 배전망에 접속돼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망 포화로 신규 발전기 접속이 제한되고 출력제어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배전망 단위 혁신으로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배전망 유연성 확대다. 태양광 접속 대기가 많은 배전선로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집중 보급한다. 올해 20기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총 85기를 설치할 계획이며, 구축이 완료되면 약 485MW 규모의 태양광 추가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송전망 증설 없이 재생에너지 수용 한계를 확장하는 조치다.

산업단지 등 전력부하가 집중된 지역에는 ESS와 태양광, 수요자원(DR)을 결합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야간이나 심야 시간대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시간대별 발전량과 수요를 최적화해 배전망 부담을 완화한다. 배전망은 더 이상 단순 전달망이 아니라 발전과 수요가 공존하는 능동적 계통으로 전환된다.

한국전력의 역할도 변화한다. 기존 유지·보수 중심의 관리 기능을 넘어 배전망 운영자(DSO)로서 동적제어를 수행한다. 차세대 배전망 운영시스템(ADMS)을 통해 태양광 발전량을 사전 예측하고, 과부하가 예상될 경우 ESS 충전 지시 등 능동적 제어를 실시한다. 출력제어 조건부 접속 허용 용량도 배전선로당 16MW까지 확대된다.

또 다른 변화는 ‘전력망 비증설대안(NWAs)’ 제도 도입이다. ESS 등 유연성 자원을 활용해 망 건설을 대체할 경우, 신규 배전망 건설 비용에 상응하는 금액을 사업자에게 보상하는 방식이다. 2026년 상반기 제주에서 시범 운영 후 육지 확대가 추진된다. 이는 전통적 인프라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유연성 자원을 경제적 자산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전환이다.

시장제도 개편도 병행된다.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입찰제와 실시간·예비력 시장이 도입돼 가격 신호 기반의 수급 조정이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육지에도 재생에너지 입찰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발전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수요자와 분산자원이 참여하는 양방향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 생태계 구축 전략도 포함됐다. 에너지공대를 중심으로 ‘K-그리드 인재·창업 밸리’를 조성하고, 차세대 전력망 실증 테스트베드(290억 원)를 구축한다. 아울러 핵심기술개발사업 300억 원, 국제 공동 R&D 70억 원이 추진된다. 전력망 전환을 국내 산업의 수출 전략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30년 3,720억 달러로 전망된다. 이번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접속 제한과 출력제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전력망 전환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탄소중립은 이제 발전원 교체를 넘어 전력 시스템의 구조적 재설계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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