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남부에 사는 마타벨레(Matabele) 개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개미 중 하나인데 흰개미를 사냥하다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들의 생존 전략이 감염과 싸우는 우리 인간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이 다치면 의사는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정교한 의료 서비스를 서로에게 제공하는 생물은 인간뿐만 아니라 개미 사회에도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주 과학기술 분야 종합 국제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논문에서 마타벨레 개미가 감염된 상처를 찾아내어 자신들이 생산하고 분비하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 발견이 생물모방에 의한 청색기술을 사용하는, 언젠가 인간을 위한 획기적인 새로운 항생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마타벨레 개미는 사하라 사막 남부의 아프리카 전역에서 대규모 군락을 이루며 서식하고 있다. 마타벨레 개미는 이 지역에 많이 서식하는 흰개미만 잡아먹지만, 개미들의 한정된 식습관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흰개미는 삼엄한 경비를 하며 서식지에 살고 있다. 마타벨레 개미가 접근하면 흰개미 무리는 방어에 나서고 강력한 턱을 이용해 공격자를 막아낸다. 이로 인해 사냥 임무 중 개미들은 종종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는데, 마타벨레 개미의 22%는 습격 중에 다리 한두 개를 잃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다치지 않은 마타벨레 개미는 종종 다친 동료를 집으로 데려가 몇 분 동안 동료의 상처를 타액으로 핥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개미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알지 못했으며, 예를 들어 이 행동이 현장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 했을 뿐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이 수수께끼를 풀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개미가 감염된 상처와 감염되지 않은 상처에서 생성하는 화학 물질을 비교했다. 상처가 감염되면 개미 외골격의 탄화수소 양(profile)이 바뀌었고, 동료 개미들은 이 차이를 포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미는 감염된 상처와 감염되지 않은 상처를 구분할 뿐만 아니라, 감염된 상처에 자체적으로 만든 치료제를 바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타벨레 개미는 등에 있는 중추신경샘에서 물질을 만들어 동료 개미의 감염된 상처에 바르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에 항균 또는 상처 치유 효과가 있는 50가지 이상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개미의 주요 사망 원인은 녹농균(P. aeruginosa)의 감염이다. 그런데 개미는 녹농균으로 상처를 더 자주 치료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개와 박쥐를 포함한 포유류는 타액에 잠재적으로 자기치유 특성이 있는 분자를 가지고 있으며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상처를 핥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다른 동물들은 상처를 핥으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감염 여부를 알지는 못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마타벨레 개미는 더 분별력이 있는 뇌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감염된 상처와 감염되지 않은 상처의 화학적 프로필의 특정 변화로 인해 상처에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실험실에서 마타벨레 개미 타액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했다. 감염된 상처의 경우 이 개미는 항균 화합물과 단백질이 있는 타액을 바르는데, 이 항생제는 흉부 측면에 있는 중흉선에서 채취했다. 분비물에는 112가지의 성분이 있으며 그 중 절반은 항균 또는 상처 치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분자는 생성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개미가 이러한 화합물을 생산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녹농균 및 자신들이 사는 토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잠재적으로 다른 위협적인 박테리아가 존재하는지 감지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치료법도 효과적이었다: 연구자들이 감염된 개미를 치료 개미 군집에서 분리했을 때, 감염된 개미의 90%가 36시간 이내에 죽었다. 반면에 과학자들이 감염된 개미를 군락과 함께 키운 경우 사망률은 22%에 불과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동물 생태학자 에릭 프랭크는 "인간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정교한 의학적 상처 치료를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생명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미들이 생명을 구하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개미들의 위험한 사냥 탐험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부상당한 개미들이 모두 감염으로 죽는다면 마타벨레 개미 군락은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한편 호주 맥쿼리 대학의 동물 행동학자인 켄 쳉은 "이와 같은 치료법이 없다면 개미 군집은 너무 빨리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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