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햇빛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산소와 포도당을 만들어내는 자연의 광합성 원리를 인공적으로 구현하려는 ‘인공광합성(Artificial Photosynthesis)’ 기술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을 비롯해 일본 도쿄대, 미국 버클리연구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의 연구진이 자연 나뭇잎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가진 ‘인공나뭇잎’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차세대 기후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공개된 스위스 EPFL 연구팀의 인공광합성 시스템은 실제 식물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은 효율로 태양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태양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수소를 청정연료로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일부 시스템은 태양광 에너지의 약 20%를 수소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일반 식물의 광합성 효율이 보통 1~2% 수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진전이다.
인공나뭇잎은 식물의 잎맥 구조를 모방한 초박형 광촉매 패널 형태로 제작된다. 이 패널은 태양빛을 흡수해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물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수소나 메탄올 같은 친환경 연료를 생산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연료 생산에 활용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술이 단순한 에너지 생산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막 지역에 대규모 인공나뭇잎 시설을 설치해 ‘인공 숲’을 조성하면, 태양광 기반 재생에너지 생산과 동시에 대기 중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탄소중립 실현과 청정연료 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인공광합성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체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에너지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생산된 수소는 철강, 화학, 항공, 해운 등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의 탈탄소화에도 활용될 수 있어 ‘그린수소 경제’ 확대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인공광합성 시스템은 생산 단가가 높고 장기 내구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서는 희귀금속 사용 문제와 에너지 저장 효율 개선, 산업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인공광합성 기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면서, 미래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 문제가 동시에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공나뭇잎’이 인간이 만든 새로운 숲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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