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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거미에서 영감 받은 새로운 표면 소재, 수중에서 몇 달 동안 건조한 상태 유지 가능

물속에 사는 '다이빙 벨 거미'의 공기 주머니 본떠 호기성 표면 개발

거미에서 영감 받은 새로운 표면 소재, 수중에서 몇 달 동안 건조한 상태 유지 가능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들이 수 개월 지나도 수중에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초소수성 표면을 만들었다. [사진=Alexander B. Tesler/Friedrich-Alexander-Universität Erlangen-Nürnberg]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들이 수 개월 지나도 수중에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초소수성 표면을 만들었다. [사진=Alexander B. Tesler/Friedrich-Alexander-Universität Erlangen-Nürnberg]

자연에서 잘 작동하면 인간에게도 잘 작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생물모방이나 생물영감을 통해 우리가 새로운 재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마침 미국의 '하버드 존 A. 폴슨 공학ㆍ응용과학대(Harvard John A. Paulson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이하 SEAS)' 연구원들이 초소수성(superhydrophobic) 금속 표면을 개발하기 위해 물에 사는 거미에서 영감을 얻은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새로운 재료는 수중에 있어도 몇 달 동안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며 박테리아와 따개비 같은 해양 유기체의 접착을 방지한다. 또한 이 금속 표면은 생산도 쉽고 확장이 가능하여 생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독일, 핀란드 출신 연구원들로 구성된 이번 연구팀을 대표하여 SEAS의 재료과학 및 화학생물학 교수인 조안나 아이젠버그(Joanna Aizenberg)는 "생물영감 재료에 대한 연구는 자연에서 진화한 우아한 솔루션들을 인공 재료의 영역으로 계속 가져오는 매우 흥미로운 영역이며, 이를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특성을 가진 새로운 재료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원리를 밝힘으로써 어떻게 수중에서 초소수성을 유지하는 표면을 개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빙 벨 거미(diving bell spider)는 물거미(water spider)라고도 하는데, 거의 전적으로 수중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거미 종(種)이다. 수백만 개의 거친 발수성 털이 몸 주위에 공기를 가두어 산소 저장소를 만들고 거미의 폐와 물 사이에 장벽을 만든다. 거미의 머리카락에 갇힌 얇은 공기층을 플라스트론(plastron)이라고 한다.

수중에서 공기 주머니를 만들어 사는 '다이빙 벨 거미'
수중에서 공기 주머니를 만들어 사는 '다이빙 벨 거미'

수십 년 동안 연구자들은 이론적으로 안정적인 수중 플라스트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험적으로 보여줄 수가 없었다. 실제로 다이빙 벨 거미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거친 표면을 만들면 표면이 기계적으로 약해지고 온도와 압력의 작은 변화에도 취약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이전 실험에서는 표면이 고작 몇 시간 동안만 건조한 상태로 유지될 뿐이었다.

연구팀은 습윤(wetting) 상태는 분자 수준에서 표면 특성에 민감하고 표면 거칠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산소가 필요한 호기성( aerophilic) 티타늄 합금 표면, 즉 공기 또는 가스의 기포를 끌어 당기고 방출하는 표면을 만들고, 전기ㆍ화학적 산화를 통해 나노 크기의 거칠기를 생성하여 산화물 층을 형성하고, 또 동시에 형성된 산화물을 화학적으로 용해시켜 생성하였다.

표면의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팀은 표면을 구부리고 비틀고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가며 뿌리고 또 모래와 강철로 마모시켜도 금속 표면이 호기성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208일 이상 물에 계속 잠겨 있어도 그대로 유지되었고, 혈액으로 가득 찬 세균 배양 따위에 쓰이는 둥글넓적한 작은 페트리 접시(Petri dish)에 수백 번 담갔다 빼기를 반복했다. 그랬더니 표면은 대장균 박테리아나 따개비의 성장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었으며, 홍합이 달라붙는 것도 완전히 막았다.

수석 연구원인 알렉산더 테슬러(Alexander Tesler)는 "우리가 개발한 표면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20년 전에 이론가들이 제안한 특성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는 우리가 극도의 발수성과 내구성이 있는 새로운 유형의 초소수성 표면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재료를 가지고도 다시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표면이 여러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수술 후 감염을 줄이거나 수중 파이프라인 및 센서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생의학 기기에 이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10년 전에 SEAS팀이 개발한 바 있는 '미끄러운 액체주입 다공성 표면(SLIPS: slippery liquid-infused porous surface)' 기술 같은 또 다른 생물영감 재료와 함께 사용이 가능하다.

SEAS 대학원생이자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 저자인 스테판 콜리(Stefan Kolle)는 "이 시스템의 안정성, 단순성 및 확장성은 지금 당장이라도 실제로 응용이 가능하다"면서 "여기에 명기한 특성화된 접근 방식을 통해 우리는 초소수성 표면을 최적화하여 안정성에 도달할 수 있는 간단한 툴킷(toolkit)을 시연함으로써 응용 분야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SEAS에서 제작한 아래의 두 가지 비디오를 감상하면 생물영감ㆍ생물모방의 자연중심 기술인 '청색기술'로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표면이 물과 혈액을 어떻게 밀어내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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