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색경제

거미와 누에에서 영감 얻은 청색기술, '방탄 섬유'보다 강한 거미줄 생산 가능성 열었다

튼튼한 생분해성 섬유로 미래의 수술용 봉합실과 방탄 조끼에 사용 기대 누에 유전자 편집기술 적용해 거미줄 섬유 대량 생산 목표

유전자 편집으로 누에가 만들어낸 거미줄 [사진=东华大学]
유전자 편집으로 누에가 만들어낸 거미줄 [사진=东华大学]

일반인들은 거미줄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소재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거미줄이 강하고 견고하면서도 가볍고 유연한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토록 훌륭한 거미줄임에도 불구하고 거미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꽁무니를 통해 실(silk)을 대량 생산하도록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무엇보다 거미는 포식성이 강한 동물이기 때문에 많은 수를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미는 또한 일반적으로 자신이 필요한 거미줄을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만 실크를 생산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거미줄을 대량 생산하려는 뜻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 거미줄을 만들어 신축성 있는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 다른 유기체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국제과학지 '매터(Matter)'의 최신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소재 동화대학(东华大学) 연구팀이 방탄 조끼에 사용되는 '케블라(kevlar)'라는 재료보다도 6배나 더 강한 거미줄을 생산하기 위해 누에의 유전자를 편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전자 편집은 21세기에 가장 혁신적인 생명과학의 발전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의 DNA를 직접 조작하여 병을 치료하거나 식물의 특성을 바꾸는 기술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번에 개발한 튼튼한 섬유는 언젠가는 외과용 봉합실, 상처 드레싱, 방탄 조끼 및 차량용 구조 재료에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유해한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화석 연료에서 파생되는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같은 합성 물질에 대한 보다 친환경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물학자로서 연구에 참여한 이 대학의 준펭미(Junpeng Mi) 교수는 "거미줄은 집중적인 연구가 시급한 전략자원"이라고 말하며, 그 동안의 과정과 발견했던 내용을 설명했다.

누에는 비단 명주실을 뽑기 위해 사람들이 오랫동안 키워 왔지만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섬유는 쉽게 손상된다. 연구팀은 'CRISPR-Cas9'이라는 유전자 편집 도구를 사용하여 거미줄의 단백질 유전자를 누에 속에 삽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결과 마침내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또한 삽입된 유전자를 국소적으로 변형시켜 누에 벌레의 기존 실크 생산 메커니즘에 순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조작을 통해 유전자 변형 누에는 충분히 강하고 유연하며 생분해성의 거미줄 섬유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 섬유는 비록 거미가 자연적으로 생성한 실크만큼 신축성이 있거나 강하지는 않았지만, 별도로 이를 분석했던 미국 유타주립대의 분자생물학자 랜디 루이스(Randy Lewis)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이 시도한 어떤 것보다도 훨씬 나은 기계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뽕잎을 먹고 있는 누에들 [사진=Unsplash]
뽕잎을 먹고 있는 누에들 [사진=Unsplash]

거미와 마찬가지로 누에는 햇빛과 습기를 잘 견딜 수 있게 섬유 코팅 보호막을 가지고 있다. 준펭미 교수는 "따라서 유전자 편집 누에는 거미줄 섬유 생산을 위해 하나로 집약된 이른바 올인원 스테이션(all-in-one station)"이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거미 대신에 누에를 이용한 거미줄의 대규모 상업화가 이뤄질 날도 머지않았다"고 낙관하면서도 "상업적인 생산까지 확대하려면 먼저 몇 가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삽입된 거미줄 단백질 유전자가 정상적인 번식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누에에게 전달되는지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유전자 변형 누에를 기존의 실크 재배에 사용되는 누에와 교배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유전자 편집 누에의 알을 농부들에게 배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또한 뽕나무로 누에 농사를 하는 농부들이 직면하고 있는 동일한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곧 누에는 감염되기 쉽고 기계적 특성이 다른 섬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들 연구원은 누에가 보다 강하고 신축성 있는 거미줄을 생산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 과정을 좀 더 개선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