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소재 분야 국제전문지인 '시공 및 건축자재(Construction and Building Materials)'는 미국의 드렉셀대학교(Drexel University) 연구팀이 박테리아를 이용해 균열이 발생할 때 이를 복구하는 '바이오파이버(BioFiber)'라는 바이오 섬유를 내장한 일종의 자기 복원(self-healing) 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시연했다고 20일 밝혔다..
콘크리트는 튼튼하고 영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외부 환경에 취약할 수 있다. 콘크리트는 만들기 쉽고, 강하며, 이상적인 조건에서 오랜 기간 동안 내구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유지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건축 자재로 선정될 수가 없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이상적으로만 흘러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콘크리트는 지속적인 풍화 작용에 노출되어 균열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온도 변화와 습기로 인한 균열과 부식이 발생하는 등 다양한 취약점을 촉발시키기 때문에 진짜 문제가 시작된다.
따라서 콘크리트 구조물은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한데 이는 비용도 많이 들고 불편할 뿐만 아니라, 구조물을 만들 때의 전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소위 '환경발자국(environmental footprint)'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를 늦추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만 하면 많은 골칫거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드렉셀 대학의 '바이오파이버'이다. 이 고분자로 이루어진 폴리머 섬유는 물리적 보강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자기 복원 메커니즘을 가진 중요한 이중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섬유는 극한의 환경을 견딜 수 있는 휴면 상태의 박테리아 형태인 내생포자(內生胞子ㆍendospore)를 포함하는 하이드로젤(hydrogel) 층으로 코팅되어 있다가 환경이 좋아지면 스스로 되살아난다. 그 다음 단계로 하이드로젤 층을 얇은 폴리머 껍질로 코팅한다.
바이오파이버 콘크리트는 다른 콘크리트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나중에 균열이 발생했을 때 그 비밀스러운 초능력이 드러난다고 한다. 물이 바이오파이버에 닿으면 하이드로젤이 팽창하여 껍질을 뚫고 표면으로 밀려 올라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잠자고 있던 박테리아가 깨어나 주변 콘크리트의 탄소와 칼슘을 섭취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균열을 채우고 메우는 시멘트 재료가 되는 탄산칼슘이 생성된다.
탄산칼슘(CaCO3)은 탄산이온과 칼슘이온이 만나 생성되는 흰색 물질로 '탄산 석회'라고도 하며, 물에 잘 녹지 않아 수용액 상에서 침전한다. 석회암 동굴의 종유석이나 석순, 석주 등을 이루는 물질이며, 흑칠판에 쓰는 분필의 성분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이산화탄소(CO₂)는 탄산칼슘의 형태로 존재한다. 탄산칼슘을 섭씨 9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하면 이산화탄소가 빠져 나가면서 산화칼슘(CaO)이 생성된다. 산에는 쉽게 반응하여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며 녹는다.
동 대학 연구팀의 수석 연구원인 아미르 파남(Amir Farnam)은 "이것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건축 자재를 개선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에 따른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라며, "우리는 노후화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손상을 입어 기능적 수명이 단축되고 많은 비용이 드는 중요한 수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매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우리의 피부 조직은 자기 치유액, 곧 혈액이 주입된 다층의 섬유 구조를 통해 자연적으로 치유됩니다.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파이버는 이러한 개념을 모방하여 돌(탄산 석회)을 만드는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손상에 반응하는 살아있는 자기 복원 콘크리트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또한 연구팀은 "복원 시간은 다를 수 있지만, 바이오파이버가 하루나 이틀 정도면 균열을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박테리아가 주입된 자기 복원 콘크리트를 만들었지만, 콘크리트는 손상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생물을 장기간 생존시키는 방법이 주요 과제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번에 보호용 폴리머 껍질 아래에 하이드로젤로 둘러싸인 휴면 상태의 내생포자를 사용함으로써 그 해답을 찾은 것이다.
아직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연구팀은 바이오파이버 콘크리트가 궁극적으로 건물의 유지보수 요구사항과 콘크리트 생산 시 발생하는 CO2 배출량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생물모방과 생물영감을 바탕으로 하는 청색기술의 스승으로서 초능력의 박테리아가 더욱 위대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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