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 뜨거지고 있다. 요즘 우리는 기록적인 기온을 피부로 느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승폭 역시 기록을 깨고 있다.
비근한 예를 들면, 지난 9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7°C 더 높았다고 하며, 이전 기록보다도 0.5°C나 더 높은 수치이다.
그렇다면 지금 세계는 왜 이토록 뜨거울까? 그리고 '파리협정' 목표를 유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최근 호주 멜버른대학의 기후과학자 앤드류 킹(Andrew King)이 진단한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주된 이유가 되겠지만 이를 포함해 여기에는 6가지 기여 요인이 있다고 한다.
① 엘니뇨
이례적인 더위에 대한 한 가지 이유는 여전히 강화되고 있는 엘니뇨(El Niño)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에 위치한 남아메리카 페루 부근의 바닷물 온도가 0.4°C 이상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엘니뇨 기간 동안에는 열대 태평양의 많은 지역의 해수면이 따뜻해지게 된다. 그리고 이와 함께 다른 지역으로 엘니뇨의 영향이 확산하면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0.1~0.2°C 상승하는 것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을 약간 낮춰주는 트리플 라니냐(La Niña)에서 막 벗어남과 거의 동시에 8년 만에 다시 발생한 엘니뇨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현재의 높은 기온을 비정상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엘니뇨만으로 세계가 겪고 있는 미친듯이 높은 기온을 설명하기도 충분치 않다.
② 대기 오염
인간의 산업활동으로 생긴 대기 오염이 지구를 식혀주지만,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온난화로 인해 일부는 상쇄된다. 그리고 이러한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있어 왔는데, 2020년부터 전 세계 해운산업에서 이산화황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협약이 체결된 바 있다.
덕분에 오히려 깨끗해진 공기가 운송량이 특히 많은 북대서양 및 태평양 지역의 기록적인 최근 더위에 기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것이 극심하게 올라간 지구 온도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 그 영향은 수백 분의 1도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전체 해운계약의 효과는 2050년까지 0.05°C 정도의 온도를 추가로 상승시킬 것으로 나타났다.
③ 태양 활동의 증가
오염 수준이 떨어지면 태양에너지가 지구표면에 더 많이 도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태양이 방출하는 에너지의 양 자체는 가변적이다. 태양 주기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11년 주기가 오늘날의 기후와 가장 관련이 있다.
태양의 활동은 2019년 말 최저점을 찍은 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것 또한 지구의 온도상승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볼 때 태양 활동의 증가는 최근의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불과 수백 분의 1도 정도일 따름이다.
④ '훙가 통가' 해저 화산의 분화로 인한 수증기
2022년 1월 15일 남태평양 수중에 있는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Hunga Tonga-Hunga Ha'apai)' 화산이 분출하며 많은 양의 수증기를 대기 상층으로 높이 올려 보냈다. 수증기는 온실가스이므로 이처럼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지면 온실효과가 강화된다.
분화는 거의 2년 전에 일어났지만 아직도 지구온난화에 작으나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대기 오염 감소나 태양 활동 증가와 마찬가지로 이 역시도 온도에 미치는 영향은 수백 분의 1도 정도에 불과하다.
궤도 위성에서 찍은 아래 동영상을 보면 바다 속 '훙가 통가' 화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⑤ 불운의 결과
우리는 엘니뇨나 다른 대기 오염의 변화 같은 요인이 없어도 한 해에서 다음 해까지 늘상 지구의 온도 변화를 보게 된다. 우리도 견디기 힘들었던 지난 9월의 무더운 날씨가 그토록 극단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지구의 기상계가 지표면을 가열하기에 아주 적합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서유럽과 호주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듯이 육지 지역에 지속적인 고기압계가 발달하면 지역 기온이 상승하고 계절에 걸맞지 않게 더위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저 불운해서 그런 것일까?
물이 따뜻해지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바닷물도 움직여야 하므로 고기압계가 있을 때는 바다 위 온도가 곧바로 빠른 반응을 보일 수가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속적인 해양 열과 함께 육상 지역을 따뜻하게 하는 기상계의 위치는 지구의 평균 온도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⑥ 기후 변화
지금까지 지구 온도를 1.7°C 이상 상승시킨 주범은 뭐니뭐니해도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라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인류가 기후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약 1.2°C의 지구온난화로 나타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기록적인 증가가 결국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것이란 점은 자명하다.
첫번 째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영향은 수십 년 동안 매년 9월의 기온을 보면 그 추세를 설명할 수 있겠지만, 온실효과가 오늘날과 거의 마찬가지로 강했던 지난해 9월과 2023년 9월 간의 큰 차이는 아무도 설명을 못하고 있다.
올해와 작년에 있어 큰 차이가 나는 상당 부분은 라니냐에서 엘니뇨로의 현상 전환과 함께, 때마침 적시적소에 발달한 기상계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기후행동의 가속화 뿐이다
올 2023년의 9월은 기후 변화와 함께 기타 요인들이 결합되었기 때문에 놀라울 정도로 뜨거운 기온이 우리를 괴롭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상 현상은 파리협약에서 언급된 지구온난화를 1.5°C로 제한하려는 계획보다 높은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협약은 지구온난화를 더운 몇 달 정도가 아닌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점점 더 분명하게 전개되는 것을 몸소 겪고 있다.
그리고 문제는 부유한 국가들이 계속해서 가장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인데, 오히려 취약한 국가들이 제일 많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류는 더 많은 기록적인 지구 기온과 그로 인한 피해를 입히는 극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넷제로(net-zero)'의 길로 가도록 가속화해야 한다.
넷제로는 인간이 만든 이산화탄소(CO₂)나 다른 지구온난화 가스를 대기에서 제거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또한 이를 실현하려는 기후기술(climate tech)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할 임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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