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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친환경' 가구의 미래, 해초로 채워진 '탄소제로' 소파 소재 개발

노르웨이의 '아고프렌'이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제품 바이오매스에서 영감 얻어 해조류를 발포 고무 재료로 탈바꿈 시켰다

왠만한 가정의 거실에는 편히 앉거나 누울 수 있는 소파가 한 두개 쯤 놓여있을 것이다. 소파는 주인의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색갈의 외피를 두루고 누군가 편히 차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안락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 소파 내부에 채워진 '발포 고무(foamㆍ이하 발포폼)'가 엄청난 이산화탄소(CO₂)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1919년 닐스 할포르젠 노르하임(Nils Halvorsen Norheim)이라는 기업가는 노르웨이 통스버그 지역의 바르카커(Barkåker) 마을 근처에 이 나라 최초의 '납작빵(flatbread)'을 만들기 위해 자동화 공장을 세운 바 있다. 그리고 한 세기가 지난 현재는 그가 애지중지했던 증손녀 셀린 샌드버그(celine sandberg)가 트론헤임에 있는 자신의 집 작은 주방에서 오븐을 들여다보며 뭔가를 굽고 있다. 그런데 그녀는 기대와 달리 엉뚱하게도 빵 대신에 발포폼을 만들고 있다.

그녀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지속가능한 가구용 바이오폼(biofoam)을 만드는 '아고프렌(Agoprene)'이라는 신생기업(startup)의 설립자이자 CEO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에서 추출한 폴리우레탄 소재의 발포 고무는 소파와 의자, 그리고 기타 부드러운 가구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문제는 이 소재가 매년 무려 1억 500만 톤의 CO₂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는 셀린 샌드버그 사장에게 가구용 바이오폼 사업을 하게 된 동기를 물었다. 이에 대해 그녀는 "가구 업계에서는 발포폼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정작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하면서 "그렇지만 저희는 석유화학 제품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다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고프렌의 셀린 샌드버그 CEO(왼쪽)와 연구원 [사진=Agoprene]
아고프렌의 셀린 샌드버그 CEO(왼쪽)와 연구원 [사진=Agoprene]

사업개발 및 재무에 대한 배경 지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엔지니어링 노하우가 전혀 없던 샌드버그는 자신이 복잡한 재료기술 분야에 진출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단다. 그러나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에서 기업가 육성을 위한 석사 과정을 밟은 것이 말 그대로 그녀에게 행운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녀는 "학위 과정의 일환으로 회사를 설립해야 했으며 또 약간의 자문이 필요했기 때문에 교수님들을 찾아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그때 일을 회상했다. 석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되어 생긴 바이오매스(biomass)의 산물이며, 이론적으로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그 당시 알게 되었다.

바이오매스는 태양 에너지를 받아 유기물을 합성하는 식물과 이들을 먹이로 하는 동물, 미생물 등의 생물유기체를 총칭하는 용어이다. 생태학적 측면에서는 생물유기체에 속하는 모든 종(種) 또는 동물과 식물들의 한 종을 서식지의 단위 면적 또는 단위 부피 내에서의 생체량으로 나타낸 것을 바이오매스라 한다.

한편 여기서 영감을 얻은 그녀는 그 후 몇 달 동안 바이오매스의 잠재력과 더 넓은 생명공학 세계를 연구하게 된다. 그녀는 "그러던 중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내려졌고, 유럽의 다른 공급업체에 연락할 수도 없었기에 노르웨이 안에서 바이오매스를 조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힘들었던 얘기도 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해안선을 가진 나라에서 그녀는 해초를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원천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샌드버그는 아고프렌의 연구담당 화학자인 아상가 드 알위스(Asanga De Alwis)와 함께 트론헤임의 작은 주방에서 실험을 시작했는데, 다양한 종류의 해조류 기반 재료를 특정 순서로 결합하고, 그 혼합물을 틀에 부어 섭씨 50도까지 가열하는 이른바 '빵 굽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기존의 빵 굽는 것과 달리 발포폼 재료의 두께에 따라 오븐에서 약 10시간을 구어내야 한다. 그래서 그녀는 인내심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우리의 많은 아이디어가 실패했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약 800개에 이르는 수많은 발포폼 샘플을 만드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극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고프렌에서 발포폼 샘플을 만들어 평가하고 있다. [사진=Agoprene]
아고프렌에서 발포폼 샘플을 만들어 평가하고 있다. [사진=Agoprene]

또한 자금이 부족해서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렵사리 노르웨이 연구장려위원회로부터 1만 노르웨이 크로네(약 1억 2,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사업을 위해선 턱도 없는 금액으로 시작하게 된 샌드버그는 중고 장비를 알아보고 공급업체에 전화를 걸어 무료 바이오매스 샘플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 고충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면서 그녀는 "8개월 동안 월급도 받지 못한 채 지내야 했고, 부모님 댁으로 돌아가 더부살이를 해야 했으며, 심지어 돈이 없어 매달 전화요금을 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불굴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녀는 마음 속으로 "언젠가는 상황이 좋아지고 모든 게 잘 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

그리고 2023년, 아고프렌은 바이오이노베이션연구소(BioInnovation Institute)의 벤처랩(Venture Lab) 가속화 프로그램의 일원으로 선정되는 행운이 찾아왔다. 이 프로그램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게 50만 유로(약 6억 7,000만원)의 전환대출과 코펜하겐에 있는 재단시설의 실험실과 사무실을 제공받는 조건이었다. 이를 통해 샌드버그는 500개의 발포폼 베개를 생산하는 시범 사업을 하는 한편, 현재는 이를 사업이 확장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고있다고 한다. 그녀는 감회가 새로운듯 "우리는 지금 증조할아버지의 공장이 세워진 곳 옆에 위치한 생산시설을 사용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우리 제품이 올해 말에 시장에 출시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서 "현재 우리는 가구용 바이오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새로운 응용 분야를 모색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고프렌은 이미 스키 제조업체, 방음 회사, 심지어 제화업체들로부터 자신들이 개발한 지속가능한 발포폼을 찾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2026년까지 1,189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샌드버그는 이 분야에서 세계를 지배하는 목표는 세우지 않고 있다. 그 대신 그녀는 더 많은 신생기업이 현장에 진입하여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지속가능한 다른 대안을 개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바이오 기반 소재를 다루는 일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이 분야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고프렌이 일종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영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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