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청색기술을 활용해 도마뱀붙이(gecko)에서 영감을 얻은 버섯 모양의 부드러운 실리콘 집게(gripper) 구조물을 로봇 팔 끝에 장착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주 15일자 재료분야 국제과학지 '첨단재료 과학기술(STAM: Science and Technology of Advanced Materials)'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한국의 경북대학교와 동아대학교 과학자들이 물건을 잡거나 집는데 사용하는 집게를 개발하여 경사진 표면에서 섬세한 유리 디스크를 깨뜨리지 않고 쉽게 밀착하여 들어올리는 실험을 완료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도마뱀붙이 발의 구조를 모방하여 섬세한 물체를 부러뜨리지 않고 집어 올리는 시스템은 다수 선보였지만, 아무런 무리없이 물건을 놓아주는 수단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마뱀붙이는 도마뱀과 유사한데, 몸길이는 10~12cm 내외이다. 배는 암회색이고 검은색의 반점이 몸통에서 꼬리 끝까지 불규칙하게 있다. 인가 부근에 살며 천장·벽 위에 있는 곤충과 거미 등을 잡아먹는다. 도마뱀과는 달리 주로 밤에 활동하는데, 몸은 짧고 평평하며, 작은 혹 같은 비늘로 덮여 있다. 꼬리가 잘 절단되나 금방 재생되고 작은 소리로 운다. 암컷은 대개 한 번에 두 개의 알을 낳는다. 독이 없고, 따뜻한 기후에서 산다. 한국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남부지방이나 제주도에서 종종 눈에 띌 정도이다.
도마뱀붙이가 어떻게 벽이나 천장을 가로질러 똑바로 걸을 수 있는지 궁금한 적이 있을텐데, 도마뱀붙이의 발바닥에는 강모(剛毛ㆍseta)라고 하는 수백만 개의 미세한 털 같은 돌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돌기는 이른바 '반데르발스 힘(Van der Waals force)이라는 원리가 적용돼 분자 수준에서 표면과 일시적으로 결합한다.
이러한 도마뱀붙이 발바닥에서 영감을 얻은 연구팀은 이전에 작은 버섯 모양의 구조로 강모를 재현한 건식 접착제를 개발한 적이 있는데, 이 소재는 깨지기 쉬운 물체에 잘 달라붙어 들어올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항상 손상을 입히지 않고 물체를 떼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도마뱀붙이 발바닥처럼 버섯 모양의 새로운 집게를 만들어 경사진 표면에서 섬세한 유리 디스크를 쉽게 부착하여 깨지지 않은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또한 유리 디스크를 잡았다 놓을 때 집게를 동시에 들어 올리며 비틀어지게 했다. 이러한 동작의 조합으로 유리에서 디스크를 분리할 수 있었으며, 필요한 힘의 양을 10배나 줄일 수 있게 된 결과 손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참고로 도마뱀붙이는 발을 그냥 앞으로 들어 올리기만 하면 잡았던 표면을 놓을 수 있는 재주가 있다.
이성호 경북대 연구원은 "특히 로봇 분야에서 부품의 임시 부착과 이동을 위해 건식 접착제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산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연에서 얻는 생물영감과 생물모방을 기본으로 하는 청색기술의 진면목이 또 한번 이번 연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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