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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시멘트의 새로운 변신,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탄소제로' 시멘트 출현

혁신적인 "진정한 탄소 제로" 시멘트는 용광로가 아닌 전기분해로 만든다 미국 '서브라임 시스템즈'에서 개발한 새로운 제조공법

'서브라임 시스템즈'에서 전기분해로 만든 '탄소제로' 석회 재료들 [사진=Sublime Systems]
'서브라임 시스템즈'에서 전기분해로 만든 '탄소제로' 석회 재료들 [사진=Sublime Systems]

최근 미국의 유수한 시멘트 제조업체 '서브라임 시스템즈(Sublime Systems ㆍ 이하 서브라임)'는 기존의 시멘트를 대체하는 저탄소(low-carbon) 시멘트를 만들면서 글로벌 건설 산업에 변혁을 가져다 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탄소가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탄소제로(carbon zero)' 재료를 투입해 화석연료를 태우는 기존의 용광로 대신 실온에서 업계의 성능 표준을 충족하는, 전해조를 이용한 전기분해 공정을 거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시멘트를 개발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기존의 전통적인 콘크리트 제조 공정은 생산된 시멘트 1톤당 이산화탄소(CO₂)도 똑같이 1톤씩 발생하는데, 지난 해 전 세계적으로 41억 톤의 시멘트가 생산되었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됐다.  이처럼 시멘트는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는 주범 중 하나로 기후 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사실이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 주고 있다. 누군가  비용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탄소 배출이 전혀없는 시멘트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만 있다면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decarbonization) 의무와 탄소배출세 적용이 시작됨에 따라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을 수 있게 된다.

저탄소 및 탄소포집(carbon capture)이 가능한 콘크리트 개발이 대안으로 나올 수 있겠지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서브라임 시스템즈'는 이와 달리 완전히 새로운 전기화학적 접근 방식으로 시멘트를 제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 회사는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제거하는 '넷제로 탄소(net zero carbon)' 또는 '탄소 격리(carbon sequestering)'라는 일반적인 핵심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탄소 배출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여기서 '넷제로'는 배출과 흡수가 균형에 이른 상태를 의미한다.

'서브라임'의 제로탄소ㆍ초저탄소 시멘트 생산기술

일반적인 시멘트 제조에서 순수한 석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의 주범인 화석 연료를 연소시켜 석회석(limestone)을 약 1,400°C까지 가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석회석은 중량 기준으로 약 50%가 CO₂이며, 용광로 열에 의해 발생한 CO₂가 배기관에서 연도가스(flue gas)와 혼합되기 때문에 포집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서브라임'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다른 '전기 분해'를 기반으로 한다. 이 회사 공동 설립자인 레아 엘리스(Leah Ellis)와 옛밍 취앙(Yet-Ming Chiang) 박사는 다음과 같이 처리 과정 및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물은 거의 중성 페하(pH)에서 분리되어 수소와 산소 가스를 생성하지만, 양쪽에 있는 두 전극 사이에서 pH 구배(gradient)도 생깁니다. 칼슘 함유 광물은 양극에서 형성된 산과 반응하여 용해된 칼슘 이온을 생성한 다음 음극으로 이동하는데, pH가 12.5 이상에 도달하면 음극에서 생성된 염기와 반응하여 고체 수산화칼슘(소석회)으로 침전이 이루어집니다.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시멘트 제조 시 공급되는 석회석을 이렇게 생성된 소석회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전기분해 과정를 이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향상되고, 수소 발생이 없어지며, 산소와 CO2 가스 흐름의 분리는 물론, 반응기(reactor)에서 석회를 지속적으로 추출할 수 있게 되는데, 우리는 시판 중인 전기 분해 장비를 사용하여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또한 이 공정은 매우 유연하며 다양한 공급 원료와 함께 작동합니다. 품질이 낮은 저급 석회암이라도 경제적으로 이용 가능한 모든 곳에서 그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공정은 CO2 생성을 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순수하고 차가운 상태로 10바(bar) 정도로 압축되어 나오기 때문에 쉽게 포집 및 보관을 할 수 있으며, 일반 시멘트를 생산할 때 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배출량도 훨씬 적습니다."

'서브라임'의 제조공정은 실온 전기분해를 사용하여 다양한 투입 물질에서 필요한 칼슘을 분리한다. [사진=Sublime Systems]
'서브라임'의 제조공정은 실온 전기분해를 사용하여 다양한 투입 물질에서 필요한 칼슘을 분리한다. [사진=Sublime Systems]

진정한 탄소제로 시멘트의 경우, 이러한 공정은 실리카, 마그네슘, 철 또는 알루미늄의 불순물에서 순수한 칼슘을 뽑아내어 제조공정에서 고급 재료로 정제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용광로나 전기적 가열이 필요 없는 실온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브라임' 측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콘크리트용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전세계 유일한 시멘트 제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요 인증 목표 이미 달성

얼마 전 '서브라임'은 다양한 물질, 제품, 시스템, 서비스를 위한 기술의 국제 표준을 개발하고 출판하는 국제 표준화 기구인 ASTM(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으로부터 자사 제품에 대한 'ASTM C1157' 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이 규격은 성능 요구 사항, 강도, 내구성, 수축, 수분 보유, 공기 함량, 경화 시간, 밀도, 조기 경화 및 균열과 같은 테스트 매개 변수를 기반으로 한 산업 표준인데, 이는 이제 이 회사 시멘트가 주요 미국 및 국제 건축 법규를 준수하여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상하게도 'C1157 표준'은 30년이 지난 1992년에 만들어졌지만, 업계 대부분은 여전히 그 보다도 훨씬 오래된 1940년과 1967년에 규정된 구닥다리 표준을 사용하며 주요 요구사항을 따르고 있다. 하물며 포틀랜드 시멘트(Portland cement)' 또는 1,400°C짜리 용광로가 필요한 기타 공정을 사용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한편 '포틀랜드 시멘트'는 1824년 영국의 벽돌공 조지프 아습딘(Joseph Aspdin, 1779~1855)이 '인조석 제조법의 개량'으로 특허를 얻어 포틀랜드 시멘트란 이름을 붙인 것에서 유래하였다. 오늘날 쓰이고 있는 보통 시멘트를 'OPC(Ordinary Portland Cement)'라고 하는데 주성분인 석회, 실리카, 알루미나 및 산화철을 함유하는 원료를 적당한 비율로 충분히 혼합하고, 그 일부가 용융하여 소결된 클링커(clinker)에 석고를 첨가해 분말로 만든 것이다.

'서브라임'은 혁신적인 진정한 탄소제로 시멘트가 경쟁할 기회를 가지려면 전체 산업이 ASTM C1157 표준으로 전환해야 하고, 다행히 이러한 변화가 뚜렷이 진행 중에 있다면서, 주요 제조업체들도 제품 라인을 빠르게 개조해 나가는 추세에 있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상용화 일정 및 가격 수준

그래서 2023년 현재 '서브라임'의 제품 개발 수준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기대가 큰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시멘트'를 언제 출시하게 될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 진정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로 확장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그리고 가격 대비 친환경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다.

'서브라인'의  R&D 부사장 제시 벤크(Jesse Benck) 박사는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와 기대는 결국 공정 규모가 확장되고 기술이 성숙해지게 되면 지금부터 8~10년 내에 전통적인 포틀랜드 시멘트 제조 비용에 버금가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광범위한 채택이 이뤄지려면 현재의 프로세스에 따른 제조비용이 중요 변수가 될 터인데, 우리는 업계가 비용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를 충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우리의 단기적인 접근 방식은 100년 이상된 포틀랜드 시멘트 제조와 경쟁하는 새로운 기술이며, 시멘트는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크고 기술적으로 성숙한 산업"이라며 "따라서 현재는 당분간 공정 비용이 더 들지만 적어도 본격적인 첫번 째 제조 시설이 만들어지면 기존의 포틀랜드 시멘트에 탄소포집 비용을 더한 비용보다도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다.

 현재 이 회사는 연간 100톤의 소규모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제시 벤크 부사장은 "우리는 연간 약 25,000톤의 생산 규모의 공장을 갖추려고 노력 중"이라며 "2025년 말까지 시운전을 마치고 2026년에는 생산을 개시할 수 있게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연간 약 100만 톤에 달하는 최초의 실물 크기의 상업용 시멘트를 만드는 제조 시설이 될 것입니다. 물론 세부적인 것들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2027~2028년이면 실현될 것"이라며, 203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시멘트를 요구하는 건물 소유주나 건축가, 구조분석 엔지니어 및 자재 공급 업체들 모두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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