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동물과 식물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데 생물모방(biomimicry)이 지구가 직면한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최근 일본 산케이 신문에 게재된 '생물모방과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제목의 오타니 다카시라는 인물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래서 내용을 요약한다.
생물체에 내재된 기능과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이를 제조에 적용하는 방법을 '생물모방'이라고 하며, 그 기술을 청색기술(blue technology)이라고 한다. 여러 시대에 걸쳐 생물모방은 혁신과 기술 발전의 원천으로 부상해 왔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위기와 효율적인 물질 사용과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생물모방이 순환경제 사회를 실현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제 일본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이상(理想) 실현하기
오사카대학교 공학대학원의 이시하라 카즈히코 특임교수는 "생물모방은 간단히 말해 지구의 자연 주기 속에서 수십억 년에 걸쳐 진화해 온 시스템의 최적의 특징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시하라 교수는 30년 동안 인간 세포막의 구조를 모방한 소재인 MPC 폴리머를 개발하는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름도 매우 긴 'Methacryroyloxyethyl Phosphorylcholine'라 이르는 MPC 분자의 이 폴리머는 단백질과 같은 물질의 부착을 방지하는 능력과 함께 뛰어난 친수성 및 수분 보유력을 자랑한다. 2023년 여름, 일본 알콘(Alcon)사는 사람의 각막을 모방한 MPC 폴리머를 사용한 콘택트 렌즈를 출시했다.
이시하라 교수는 "분자적으로는 MPC 폴리머이며, 구조적으로는 이중 생물모방 접근법을 사용하여 사람의 각막을 모방했는데, 저는 수년간 생체 재료 연구를 해왔고 콘택트 렌즈 개발에도 참여했다"며 "이러한 혁신은 최고의 이상(ideal)에 놀라울 정도로 근접해 있다"고 말한다.
이시하라 교수가 말하는 '이상'은 생명체의 모방을 통해 탄생한 것을 말한다.
제품 디자인의 난제 해결
디자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현대의 현상이 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하늘을 나는 기계를 구상하기 위해 새의 비행을 관찰했다. 터널 굴착에 적용되는 차수막 공법은 선충의 습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생물은 나무로 만든 목선에 굴을 파고 들어가 석회로 구멍을 보강한다.
생물모방은 세 가지 접근 방식을 취한다. 첫째, 분자 모방은 MPC 폴리머와 같은 분자를 만드는 것이다. 지중해 홍합의 독특한 아미노산 구조를 모방하여 수중 암석 표면에 달라붙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둘째, 형태적 모방은 생물의 물리적 형태를 모방하는 것이다. 연잎의 발수성을 이용해 요구르트가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요구르트 병뚜껑을 예로 들 수가 있다. 세 번째는 기능적 모방으로, 분자적 모방과 형태적 모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이다.
개발에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다. 하나는 생물학적 발견을 새로운 기술로 연결하는 '생물학 푸시(push) 접근법' 곧 생물모방이고, 다른 하나는 생물학 영역에서 얻은 통찰(insight)을 통해 기존의 기술이나 제품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술 풀(pull) 접근법'으로 생물영감이다.
도마뱀붙이 흉내 내기
도마뱀붙이(gecko)의 발가락 밑면은 촘촘한 미세한 털로 덮여 있다. 이 털이 벽의 표면 요철에 닿으면 미묘한 힘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도마뱀붙이는 접착제 없이도 벽에 달라붙는다.
일본 하마마쓰대 의과대학 교수인 하리야마 타카히코는 이 힘을 활용하여 손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장갑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장갑은 책장을 넘기거나 물건을 잡는 등의 작업에 도움을 주며, 생물학적 메커니즘에서 솔루션을 도출하여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극복한 주목할 만한 사례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
생물모방에 대한 기대는 자연이 만들어낸 자연 순환의 세계를 모방함으로써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는 데까지 확장된다. 즉, 자연으로부터 배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럼, 이러한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까?
치토세 과학기술대학의 시모무라 마사츠구 교수는 생물모방 개념을 기반으로 한 '에코미메틱스(ecomimetics)'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이 개념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물에서 영감을 얻는 생물모방과 달리 생태 모방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숲, 산, 바다와 같은 생태계에 주목한다. 시모무라 교수는 곤충, 동물, 식물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곤충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하며, 생물모방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하고,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자기조직화 현상은 자발적이고 복잡한 시스템 구축 과정으로, 자연의 고유한 기능이며, 자연의 메커니즘과 생태계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에코미메틱스는 전통적인 사회 패러다임을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일본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생물모방 공학의 산업적 응용이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하리야마 교수는 "무언가를 개발할 때 철학은 필수적이며, 일본인의 자연관은 인간 중심이 아니라 만물 속에 무수히 많은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특징"이라며 "이러한 관점은 에코미메틱스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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