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물 종(種)의 대부분은 우리 중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에 숨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사진 콘테스트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가상의 문턱에서 이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10년 동안 진행되어 온 '위키 러브스 어스(Wiki Loves Earth)'라는 자연보호지역을 대상으로 한 국제 사진 콘테스트에 국가 보호 지역이나 인근 공원 등 전 세계 최고의 자연 유산을 촬영한 작품들이 올해도 출품됐다.
연말연시에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 자연의 생물을 모방하고 영감을 얻는 청색기술의 스승인 사진 속의 동물의 클로즈업 사진을 만나보고자 한다. 아름다운 이 사진들은 인간의 인내와 헌신, 그리고 기술을 보여준다.
콘테스트 우승자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도토리 위에 앉은 흔한 호랑딱정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 '지구를 사랑하는 위키'라는 위키 러브스 어스의 콘테스트 심사위원들은 사진작가 세히이 미로슈닉(Serhii Miroshnyk)이 이 순간(위 사진)을 포착하는 데 필요한 기술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한 심사위원은 곤충의 상호작용을 세밀하게 묘사한 것으로 유명한 1996년 수상작인 다큐멘터리 '마이크로코스모스(Microcosmos)'와 비교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주도하고 조직하는 '위키 러브스 어스'는 사람들에게 가까운 자연 지역으로 모험을 떠나도록 요청한다. 이 콘테스트의 자연 지역은 의도적으로 광범위하게 정의하여 누구나, 어디서나 참여할 수가 있다. 사진작가들이 제출한 작품은 위키백과(Wikipedia)에서 사용되는 많은 사진을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라이브러리 '위키미디어 커먼즈(Wikimedia Commons)'에 업로드가 이뤄진다. 이 라이브러리에 있는 모든 콘텐츠는 자유 라이선스로 제공되므로 몇 가지 제한 사항만 적용하면 누구나 어떤 용도로든 사용할 수가 있다.
올해 콘테스트에는 50개국 3,300여 명의 참가자로부터 61,7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되어 콘테스트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참가했다. 이 중 참가국에서 492개의 작품이 선정되어 국제 콘테스트에 진출했다.
이 이미지들은 동물 클로즈업과 풍경의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었는데, 공교롭게도 1위부터 10위까지, 그리고 11위부터 20위까지 모두 이 두 이미지가 차지했다. 다만 여기서는 동물 클로즈업 10위까지만 소개하기로 한다.
참고로 '위키 러브스 어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전체 규정은 웹사이트(https://wikilovesearth.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등 수상작: 튼튼하고 견고한 둥지를 짓는 것은 많은 새들에게 다음 세대의 새들을 품는 중요한 일이며, 사진작가 다스라스 슈레스타 비죽첸(Dasrath Shrestha Beejukchhen)은 네팔의 카트만두 계곡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야 직조새(baya weaver)가 둥지 작업을 마무리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심사위원들은 비행 중인 새임에도 불구하고 비죽첸이 포착해낸 선명한 사진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한 심사위원은 "이 순간은 매우 특별하다"고 평했다.
◈ 3등 수상작: 노루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지만, 이 노루는 귀를 다친 것으로 보아 그 기술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루는 사진작가인 투스토르판(Tjustorparn)을 발견하고 이 놀라운 이미지를 찍을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그를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 심사위원은 "이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고, 여러 심사위원들이 이 사진의 선명도와 대칭성에 찬사를 보냈다.
◈ 4위 수상작: 이 이미지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클릭하고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이미지이다. 잠자리 날개의 점들이 모두 보이나요? 검은꼬리 스키머 잠자리의 날개에 있는 물방울은 아침 이슬이 맺힌 것이다. 한 심사위원은 "그 자체로 설명하기에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사진은 2019년 '위키 러브스 어스'에서 우승하고 작년에는 최종 후보에 올랐던 스벤 다메로우가 촬영한 사진이다.
◈ 5위 수상작: 이 푸른줄무늬벌은 필리핀의 연방 보호 지역인 북부 네그로스 자연 공원에서 볼 수 있다. 마크 키네스가 촬영한 이 근접 촬영은 심사위원들로부터 "교육용 사진에 적합하다"는 찬사를 받았으며, 사진 촬영 기술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 6위 수상작: 언뜻 보기에 이 새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벌레가 그냥 입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더 많은 것이 있다. 유럽에서 벌을 먹고 사는 이 새는 이미 세토니아 아우라타(cetonia aurata) 풍뎅이를 잡아서 삼키기 쉽도록 공중에 던지고 있다. 사진작가 마우리치오 칼리니는 이 사진을 '즉석에서 먹는 점심'이라고 불렀다.
◈ 7위 수상작: 이 사진은 4위를 차지한 사진보다 약 22시간 전에 촬영해 스벤 다메로우가 다시 보내온 사진이다. 이 줄무늬 무당벌레는 이슬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도 비슷하지만,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곤충의 푸른 몸통과 대비되는 초록색 식물과 흰색 꽃의 현저한 색감 차이다.
◈ 8위 수상작: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이 백로는 포르투갈 사도 하구 자연 보호 구역의 얕은 물속에서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한 콘테스트 심사위원은 이 백로의 특이한 몸짓을 보고 "천사 같은 모습"이라고 평했다.
◈ 9위 수상작: 이 두 마리의 유럽 꿀벌잡이새는 수컷이 암컷을 위해 먹이를 가져다주는 짝짓기 의식이 시작될 때 포르투갈에서 휴고 미구엘 마르케스가 포착한 사진이다.
◈ 10위 수상작: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네팔에 서식하는 이 검은 솔개는 대류 기류를 타고 활공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하지만 살아있는 먹이를 발견하면 다리를 쭉 뻗어 공중으로 뛰어올라 먹이를 낚아챌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콘테스트 심사위원들은 사진 구도 외에도 이 사진이 다양한 상황에서 교육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능숙한 자르기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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