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발행하는 '나노 레터즈(Nano Letters)'에 실린 연구 논문이 주목을 받으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이 논문에는 아프리카 나미비아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부 사막과 앙골라 남부 일대에 서식하는 '나마쿠아 카멜레온(Namaqua chameleon)'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나마쿠아 카멜레온은 남아프리카 지역에 살고 있는 카멜레온 중에서 몸집이 가장 커서 길이가 25cm에 이른다. 그리고 암놈은 숫놈보다 더 크다.
사막에 사는 나마쿠아 카멜레온은 주변 온도가 상승할 때는 시원하게 그리고 온도가 떨어지면 따뜻하게 몸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색을 바꾸는, 꽤나 깔끔한 속임수(?)를 부릴 수가 있다. 이처럼 카멜레온의 피부 변색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새로운 컬러 코팅을 개발하면 언젠가 우리 가정에서도 온도 변화에 관계 없이 아늑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 남서부가 원산지인 카멜레온은 뜨거운 주변 온도에 반응하여 밝은 회색을 띠게 된다. 그렇게 하면 들어오는 햇빛의 뜨거운 적외선 파장을 반사하여 과열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온도가 떨어지면 이 파충류의 피부는 짙은 갈색으로 변하면서 열을 흡수하는 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중국 하얼빈공과대학(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의 푸창 왕(Fuqiang Wang)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 팀은 주택 및 기타 건물의 지붕과 외벽에 적용할 수 있는 이른바 '색이 변하는' 액체 코팅으로 그 기능을 복제하기 시작했다.
'온도적응 복사냉각 코팅(TARCC)'이라고 명명한 이 액체 코팅은 온도 변화에 반응하여 색이 변하는 화학 물질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polyvinylidene fluoride)'로 채워진 마이크로 캡슐을 함유하고 있다.
코팅을 시험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알루미늄 호일(foil)로 덮인 폴리스티렌 상자에 코팅을 하고 나서 필름을 건조시켰다. 그런데 필름이 20ºC로 가열되니까 어두운 회색에서 밝은 회색으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30ºC에 도달해서는 태양 복사의 최대 93%를 반사할 정도로 더 밝아졌다.
이들은 후속 실험에서 TARCC를 사계절 내내 모니터링 되는 작은 미니어처 하우스 같은 야외 구조물에 적용하였다. 그리고 비교를 위해 다른 동일한 구조물에 일반적인 흰색 페인트, 수동 복사냉각 페인트 및 청색 강철 타일로 덮었다.
TARCC는 더운 여름 기온에서도 흰색 페인트나 강철 타일보다 훨씬 더 시원하게 유지되었을 뿐 아니라, 봄과 가을에 실외 온도가 하루 종일 변동되더라도 난방과 냉방 상태로 자연스럽게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재료로 손색이 없었다.
참고로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에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도 온도 변화에 반응해 흑백 색상으로 전환되는 카멜레온에서 영감을 받아 '테르멜레온(Thermeleon)'이라는 지붕 타일을 개발한 바가 있다.
생물영감과 생물모방을 활용하는 자연 중심의 청색기술은 그 적용 사례가 끝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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