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폭탄이 엉뚱하게 친환경 분야에 불똥이 튈 전망이다. 고율의 관세부과로 음료 포장재로 알루미늄 대신에 페트(PET)를 늘릴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음료업체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최고경영자(CEO)가 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인한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알루미늄 캔 대신 페트병 사용을 늘릴 수도 있다고 언급해 귀추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퀸시 CEO는 11일(현지시간) 실적발표 후 가진 회견에서 트럼프의 알루미늄에 대한 25% 보편관세 부과 방침과 관련, "알루미늄 캔이 더 비싸지면 페트병에 더 중점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퀸시는 "알루미늄 관세는 미미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소비자 접근성과 수요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특정 포장재의 원가가 상승하면 다른 포장재를 선택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콜라 등 음료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알루미늄 캔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PET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 판매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카콜라는 일부 알루미늄을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대신 재활용 소재 사용에 더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기후 목표를 수정했던 코카콜라의 정책과는 다른 방향이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의 11%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지목되면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 활용을 늘리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추진해왔다.
환경보호단체들은 알루미늄 관세폭탄으로 촉발된 코카콜라의 페트병 사용 확대 방침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보호단체 '플라스틱으로부터의 자유'를 이끄는 엠마 프리스트랜드는 이메일 성명에서 "코카콜라의 페트병 사용 확대는 고객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직접적인 해를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WP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대장암, 폐암, 난임,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 증가 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인간의 간과 태반, 혈액, 고환, 심지어 뇌에서도 미세 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이 발견된 바 있다.
프리스트랜드는 코카콜라가 알루미늄 캔 비용을 우려한다면 페트병 대신 재사용 가능한 유리병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재사용 가능한 포장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따라서 페트병이 아니라 유리병 사용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철강, 알루미늄을 시작으로 보편관세 품목을 앞으로 계속 늘릴 것으로 보여 원가 절감을 극복한다는 명분 아래 글로벌 기업들의 친환경 노선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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