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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갑오징어 추출 흑색 멜라닌 색소, 친환경 전자필름 시대 앞당긴다

KAIST, 갑오징어 추출물로 완전 생분해 활성 전기필름 국내 첫 개발 다양한 전자제품에 응용 기대...年6만톤 전자폐기물 절감 기여할듯

갑오징어 추출 흑색 멜라닌 색소, 친환경 전자필름 시대 앞당긴다
생분해 전 인쇄필름(왼쪽)과 생분해가 진행중인 필름표면. 사진=KAIST
생분해 전 인쇄필름(왼쪽)과 생분해가 진행중인 필름표면. 사진=KAIST

다양한 생물은 청색기술의 주요 모방원이기도 하지만, 그 스스로 친환경 소재로도 널리 활용된다. 갑오징어가 그런 케이스다. 한국과 캐나다 국제 공동 연구진이 갑오징어 추출물을 활용해 친환경 전자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환경오염을 유발한 기존 전자제품 소재와 달리 이 기술은 완전 생분해가 되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여서 향후 환경친화적인 전자제품 개발에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갑오징어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는 먹거리중 하나지만, 말린 뼈를 가루를 내어 출혈이 심한 부위에 뿌리면 지혈제 역할을 하는 등 매우 유용한 무척추 동물이다. 이런 갑오징어가 이젠 첨단 전자제품의 친환경 시대를 여는데 일조할 수 있게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건설·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팀과 몬트리올공대 클라라 산타토 교수팀은 갑오징어에서 추출해 자연적으로 생분해되는 세피아 멜라닌 기반 전기 활성 필름을 공동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자연 상태에서 완전히 생분해되는 전기 활성 필름을 구현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연구팀은 완전한 분해가 가능한 전기 활성 필름을 구현하기 위해 천연 바이오 소재인 세피아 멜라닌-셸락 잉크 복합체를 플렉소그래피 인쇄 기술을 활용해 은 전극 패턴의 종이 위에 인쇄했다.
 
인쇄된 필름이 이산화탄소(CO₂)로 전환되는 정도(광물화도)를 기반으로 퇴비화 조건에서 생분해 거동을 분석한 결과, 85일 만에 약 97% 생분해됨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인쇄 필름은 육안으로 봤을 때 20일 이내에 완전히 분해됐으며 주사전자 현미경 분석을 통해 박테리아가 인쇄 필름의 생분해에 관여해 퇴비 미생물 군집이 표면에 형성됨을 관찰했다.
 
사람과의 접촉이 불가피한만큼 인쇄 필름의 생분해 산물이 생태 독성을 갖고 있는 지도 조사한 결과 인쇄 필름과 그 개별 구성 성분(세피아 멜라닌, 셸락, 셀룰로오스 등)은 식물에 대한 독성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적 특성 역시 뛰어났다. 분석 결과 세피아 멜라닌-셸락 인쇄 필름의 전기전도도는 0.0001 지멘스(S)/cm로 금속이나 고성능 전자 재료보다는 낮았다. 당장엔 환경 센서나 생체 기기, 일회용 전자제품 등 저전력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세피아 멜라닌 기반 전기 활성 필름의 생태 독성과 생분해도. 사진=KAIST
세피아 멜라닌 기반 전기 활성 필름의 생태 독성과 생분해도. 사진=KAIST

하지만 생분해성, 친환경 특성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연구팀은 환경 센서, 생체 디바이스, 일회용 전자제품 등 특정 응용 분야에서 이 필름이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고 전기적 특성을 높이면 전자, 통신, 자동차 등 각종 기기 전반에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환경오염 물질인 전자폐기물 발생을 크게 감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전자제품으로 인한 전자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6천만t에 달한다. 전자폐기물은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나 폴리염화비닐 등 유해 화학물질을 유출해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세계 각국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전자제품 개발을 위해 생물자원 기반 유기 전자소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연구를 주관한 명재욱 교수는 “세피아 멜라닌, 셸락과 같은 널리 쓰이지 않는 바이오 기반 물질을 활용해 완전히 생분해되는 전기활성 필름을 구현한 최초 사례”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전자 디바이스 구현을 위한 여러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ST 최신형 박사과정과 몬트리올 공대 앤써니 카뮈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29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머티리얼즈'(Communications Material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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