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8월14일)까지 지났음에도 기후변화로 촉발된 이상고온 현상이 심각하다. 15일 저녁 서울이 열대야를 겪으며 지난 118년 중 최장기인 26일 연속 열대야 신기록이다.
'21세기 최악의 무더위'로 기억되는 2018년에 세워진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열대야' 기록을 다시 섰다.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한 시점은 1907년이다.
열대야는 저녁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것을 말한다. 2018년 여름에도 서울에서 7월 21일부터 8월15일까지 열대야가 매일밤 반복됐다.
부산도 22일째 열대야가 계속됐다.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래 121년 중 최장 열대야 기록이다. 종전기록은 1994년과 2018년 21일이다.
인천도 밤사이 열대야 연속 기록을 24일로 늘렸다. 인천 지역에서 가장 오래 열대야가 연속됐을 때는 2018년 26일이다. 제주는 간밤 열대야로 연속 일수가 32일이 됐다.
기상청은 사상 최악의 찜통더위는 이달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이에 따라 무더위와 관련된 각종 기록들이 모조리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을 비롯해 과거 무더위는 광복절이 분수령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상기후가 심화되며 올해는 언제 찜통더위가 끝날 지 기약하기 어렵다.
사상 최악의 찜통더위로 인한 후유증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온열환자와 냉방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밤새 지속되는 열대야의 수면부족 등 후유증을 앓는 사람도 급증세다.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농촌은 이상고온이 장기간 지속되며 작황에 타격이 우려된다. 수산업계 해수온도가 높아져 어획량이 줄고 있어 울상이다. 김 양식장 등도 타격이 적지않다.
기후변화와 이상기온 현상은 원예 작물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다른 작물보다 상대적으로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가 기후변화 시나리오상 작물별 재배적지 변동 예측 정보를 얻고 이를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https://fruit.nihhs.go.kr)에 탑재해 제공하고 있지만, 일선 농민들은 속수무책이다.
실외에서 많은 작업이 이루어지는 농업, 건설업, 광업 등은 노동생산성 문제가 심각한 분야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에서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기대하는 자체가 넌센스다.
기후변화로 인해 해파리가 조기 출몰하며 해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독성이 강한 노무라입깃 해파리의 출현은 수산 생물의 생산성을 저하시켜 어획량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노무라입깃해파리는 1헥타르(1만㎡)당 108개체가 발견돼, 지난해 0.3개체와 비교해 대폭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가로와 세로 10미터마다 한 마리가 있다는 의미로,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해양생태계의 여러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플랑크톤을 주요 먹이로 삼아 다른 어류와의 먹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 결국 어류 개체 수 감소로 이어져 어업에 큰 타격을 준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과 가뭄 등이 잦아지면서 식량 가격 상승률이 앞으로 10년 안에 연간 최대 3.2퍼센트 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유럽중앙은행과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원의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이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변화로 인해 2035년까지 연간 전체 물가 상승률이 최대 1.1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는 식량 불안정과 갈등을 높이고 있다"면서 "통제 불능 상태로 가는 걸 멈추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신속하고 지속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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