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지구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농업의 지형도마저 바뀌고 있다. 해수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어종의 분포가 크게 달라지고 있는 현상과 같은 맥락이다.
WMO(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향후 4년 안에 지구의 연평균 기온 상승폭 마지노선인 1.5℃를 넘어설 확률이 80%에 육박한다. 기후위기가 이미 현실화됐다는 방증이다.
농업은 기후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구온도 상승에 따른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 즉 한수해(旱水害)가 빈발하면 농산물 경작과 작황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식량 안보의 중심부인 농업이 경작지 감소, 인력부족, 지역소멸 등으로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기후위기까지 겹쳐 암울한 미래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농업정책의 일선 집행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들어 농업의 패러다임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진 이유이다.
공사는 최근 주로 밭에서 키워온 콩과 밀을 논에서도 키워 곡물자급률을 높이거나, 시설하우스 등 스마트 농산물 생산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등 다작물 재배 SOC구축에 무엇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공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은 배수체계의 개선이다. 논콩, 시설하우스 등 영농 단지를 중심으로 다작물 재배를 위한 기본 인프라 확충과 상습 침수 피해를 줄이는데, 배수체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사는 올해 상습 침수 피해지구 252곳에서 배수 개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의 집중호우 추세를 감안, 배수 개선 설계기준도 벼 이외의 타작물 재배지역은 기존 '20년 빈도'에서 '30년 이상 빈도' 강우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공사는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업기간 단축과 부분 준공을 도입, 설계 이후 3~5년 안에 준공할 수 있도록 모든 공정에 대한 관리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배수 관련 예산도 지난해보다 832억 원 늘린 4535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공사는 과거 용수공급(利水) 중심의 노후화된 농업기반시설은 재난대응(治水) 중심으로 기능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현재 공사가 관리중인 저수지, 양·배수장 등 1만4541곳과 용·배수로 역시 10만1천㎞가 타깃이다. 전체 3429곳 가운데 76.2%인 2612곳이 50년 이상된 노후된 저수지도 집중 관리대상이다.
공사는 이를 위해 △시설물 안전점검 실시 △D·E 등급 위험시설에 대한 의무 보수·보강 △지진·집중 호우시 제방안전 모니터링을 위한 재해예방계측 △홍수배제 능력 향상을 위한 배수장 성능개선 △수자원 추가확보를 위한 내한능력 조사 △저수지 준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리시설개보수 예산 역시 지난해보다 944억원 늘린 7462억원을 확보했다.
공사는 이와함께 농업용수관리자동화(TM/TC)사업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수질자동측정망 확대 △지하수자원관리 △3D개념을 도입한 용배수계통도 디지털화 △농업기반시설에 계측장비 설치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업 SOC의 혁신적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과 먹거리 기반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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