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수산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올해 가을 전어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대표적인 전어 산지인 충남 서천에서 이달 전어 평균 낙찰가는 1㎏당 1만4천3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평균 낙찰가 3만1천850원보다 55.0% 낮은 수준이다.
수협중앙회는 이러한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을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패턴 변화로 분석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극심한 고수온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전어 어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작년에는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크게 상승해 전어 어획량이 급감했다"며 "올해는 상대적으로 수온이 안정돼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어는 수온에 매우 민감한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산란기인 가을철 수온이 적정 범위를 벗어나면 어군 형성과 이동 패턴에 큰 변화가 생겨 어획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에는 9월과 10월 서해안 수온이 평년보다 2-3도 높게 유지되면서 전어가 깊은 바다로 이동해 어민들의 조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올해는 수온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안 지역에서의 어획이 원활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8-9월 서해 연안 평균 수온은 23-25도로 전어 어획에 적합한 온도 범위를 유지했다. 이는 작년 동기 26-28도보다 낮은 수준이다.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은 "가격이 저렴해진 만큼 소비자들의 전어 구매가 크게 늘었다"며 "기후가 안정되면서 품질도 좋아져 판매량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변화가 앞으로도 수산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온도에 민감한 어종들의 경우 기후 패턴에 따라 어획량과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변화가 어종별 서식지와 회유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어업인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 제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어 가격 안정화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가을 별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기후 조건이 유지된다면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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