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는 말코손바닥사슴, 주걱뿔사슴, 낙타사슴, 수록(水鹿), 물사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무스(Moose)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겨울철 생존능력이 뛰어난 사슴의 일종이다. 특히 무스는 강한 발굽과 근육을 통해 깊은 눈 속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무스의 이러한 이동 거리와 체력은 천적들을 피하고,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바꿔가며, 다양한 환경 속에서 무탈하게 번성할 수 있는 중요한 생존요소 중 하나다. 과학자들은 특히 무스의 강한 발굽에 주목했다. 무스 발굽을 모방해 로봇의 발을 보다 강하게 만들 경우 로봇 투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 다리를 활용한 이동성 기술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지고, 다재다능해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지형의 특성에 맞게 보행 방식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일부 자연적인 지형은 아직 정복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에스토니아 탈린공대(TalTech) 연구팀이 진흙탕, 습지, 젖은 눈길 등 극한의 도전적 지형에서도 로봇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무스 발굽에서 영감을 얻은 생체모방형 '로봇 발'을 개발, 화제다.
연구팀은 프랑스 베리에 있는 가축 농장에서의 관찰 활동과 기계공학 및 바이오로보틱스 지식을 결합해 특히 진흙탕 위를 걸을 때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최첨단 로봇 발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무스의 발굽을 관찰하면서 물리적인 실험을 실시한 결과 무스의 갈라진 발굽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진흙탕에서 걷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무스의 발굽이 마치 흡입컵처럼 작용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연구팀은 무스의 발굽을 모방해 실리콘으로 생채모방형 로봇 발을 설계했다. 진흙탕에서 테스트한 결과 로봇 발을 간단히 수정하면 로봇의 가라앉음과 흡입력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데 반해 로봇의 에너지 소비는 최대 70%까지 감소하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에 참여한 마르하 크루스마(Marja Kruusmaa) 탈린공대 바이오로봇공학과 교수는 “진흙탕과 미끄러운 지형은 사람은 물론 로봇과 동물이 이동하기 어려운 지형 중 하나"라며 "이는 대부분의 로봇이 습지, 늪지대, 강 하구, 들판 등 자연에 많이 있는 육상 환경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크루스마 교수는 "이번 연구가 복잡한 자연 지형을 탐색하면서 민감한 환경 모니터링 활동을 수행하고, 농업을 지원하며,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로봇의 기능을 확장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탈린공대 연구팀의 연구논문은 생체모방 관련 전문 학술지인 ‘바이오인스퍼레이션 & 바이오미메틱스’에 'Robotic feet modeled after ungulates improve locomotion on soft wet grounds'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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