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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뿌연 하늘에 가려진 수원화성…24일 수도권 '나쁨' 속 문화유산도 몸살

초미세먼지 농도 '보통~나쁨' 수준, 중서부 대기 정체로 축적 1997년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 미세먼지에 선명도 잃어

뿌연 하늘에 가려진 수원화성…24일 수도권 '나쁨' 속 문화유산도 몸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일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성곽 주변이 뿌연 대기로 뒤덮여 있다.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의 웅장한 모습이 미세먼지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일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성곽 주변이 뿌연 대기로 뒤덮여 있다.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의 웅장한 모습이 미세먼지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효심과 개혁 의지가 담긴 수원화성이 24일 짙은 미세먼지에 가려 본래의 위용을 드러내지 못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면서 세계문화유산의 아름다운 자태마저 흐릿해진 것이다.

24일 오전 7시 기준 수원시 대기질 알리미에 따르면 수원시 각 측정소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고색동 49㎍/㎥, 천천동 49㎍/㎥, 광교동 47㎍/㎥, 인계동 44㎍/㎥ 등 '보통'에서 '나쁨' 경계 수준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세먼지(PM10) 농도는 영통동 67㎍/㎥를 기록하는 등 더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환경부 에어코리아는 이날 "수도권·강원영서·세종·충북·충남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며 "대전은 오전에, 호남권은 오후에, 대구·경북·경남은 밤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일 밤부터 중서부 지역에 대기 정체가 발생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축적됐고, 여기에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농도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미세먼지는 단순한 대기오염을 넘어 문화유산의 경관까지 해치고 있다. 총 길이 5.7㎞에 달하는 수원화성은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대표 문화재다. 조선 22대 왕 정조가 1794년부터 1796년까지 2년에 걸쳐 축조한 평산성으로, 동서양의 축성 기술을 집약하고 18세기 조선의 과학 기술을 집대성한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수원화성은 한국전쟁 당시 상당 부분 파괴됐음에도 축성 당시 작성된 『화성성역의궤』가 온전히 남아있어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었다. 설계도와 작업 진행 기록이 완벽하게 보존된 덕분에 복원 건축물임에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이례적인 사례를 만들어냈다. 화성성역의궤는 이후 2007년 조선왕조의궤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됐다.

장안문, 팔달문(보물 제402호), 화서문(보물 제403호), 창룡문 등 4대 성문을 비롯해 서장대, 동북공심돈, 방화수류정 등 48개의 시설물로 구성된 수원화성은 각 건축물마다 고유한 형태와 기능을 갖추고 있다. 18세기 완공된 짧은 역사의 유산이지만 동서양 군사시설 이론을 조화롭게 결합한 독창성과 뛰어난 방어 기능으로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날 수원화성은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 아래 그 위용이 반감됐다. 팔달산을 중심으로 쌓인 성곽의 선명한 윤곽은 흐릿하게 보였고, 멀리서 바라보는 장안문과 방화수류정의 모습도 뿌연 대기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대기오염으로 제 모습을 잃은 것이다.

수원시는 2025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17㎍/㎥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5년 26㎍/㎥에서 2023년 18㎍/㎥로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평균(18.4㎍/㎥)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미세먼지가 집중되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며 대기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주요도로 228.4㎞ 청소 강화,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 지정, 저공해 미조치 차량 운행 제한, 건설공사장 비산먼지 관리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9년 제도 시행 전 36.5㎍/㎥였던 고농도 시기 평균 농도가 2023년 27㎍/㎥로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는 또 대기오염 전광판 11곳, 미세먼지 신호등 45개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실시간 대기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원시청 앞, 세류문화길삼거리, 수원역환승센터 등에 설치된 전광판은 좋음(파랑), 보통(초록), 나쁨(노랑), 매우 나쁨(빨강) 등급을 시각적으로 표시해 시민들의 대처를 돕는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나쁨' 이상일 때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 및 심폐질환자는 가급적 실외활동을 피하고, 실내에서도 적절한 환기와 공기청정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기상 상황과 국내외 요인에 따라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며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시민들이 깨끗한 공기 속에서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정조의 개혁 의지와 효심이 깃든 수원화성. 20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이 문화유산이 21세기 대기오염 앞에 그 빛을 잃지 않도록, 지속적인 대기질 개선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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