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는 바다의 어종만 바꾸는 게 아니다. 육상 식물에도 큰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아열대성 과일인 키위가 제주도를 벗어나 전남 해안을 시작으로 빠르게 북상중인데 이어사과 주산지마저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국내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의 사과재배 면적이 최근 13년 사이에 20% 이상 줄었고 강원도 지역이 무려 6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2일 '사과 주산지와 품종 변화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라 지난 10여년간 강원도 내 사과 재배면적이 급증하며 새로운 사과 재배 적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원에서 사과 농가 수와 생산량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내 사과 재배면적은 지난 2010년과 비교해 무려 677% 증가했다.
반면 경북지역은 사과 농가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 사과 농가 수는 2010년과 비교해 22% 줄었다. 경북은 여전히 국내 최대 사과 산지로, 사과 생산량과 농가 수, 재배면적에서 모두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재배농가 수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농협의 사과 출하량을 보면 경북 영주·청송·안동·봉화, 경남 거창 등 다섯 지역의 사과 출하량이 전체의 48%를 차지했지만, 강원도 출하량이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2017년 5만 1676톤을 출하하면서 전체 출하량 1위를 차지했던 안동은 지난해 3만 7971ha로 전체 4위에 그쳤다.
강원도는 도매시장 거래량 증가율에서는 눈에띄게 늘고 있다. 강원도에선 홍천·정선·양구·횡성·철원이 새로운 사과 주산지로 자리잡으며 출하량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과는 연평균 기온이 8~11도일 때 재배에 적합한 데, 기후변화로 평균온도 상승폭이 빨라져 30년 이후에는 강원 일부 산간 지역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기후변화는 재배적지의 변화와 함께 품종 변화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애 따르면 현재 사과는 후지·미얀마·홍로·아오리·미시마 등 5개 품종이 농협 출하량 및 도매시장 거래량의 92%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표 품종인 후지는 최근 5년 출하량은 31%가 감소한 반면, 미얀마는 31.5% 증가했다. 또 시나노골드는 5600배, 아리수 9배에 달하는 출하량 증가를 나타냈다.
농협은 일선 농가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재배지, 품종 등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정부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도·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표 농협 디지털전략부장은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작물 생산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작물들의 주산지, 품종 등 재배변화 양상을 분석해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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