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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순백의 겨울왕국으로 변신한 한라산…산지 대설주의보에 1100고지 설경 장관

3일 오전 5시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 발효…북서쪽 찬 대륙고기압 확장으로 기온 급강하

순백의 겨울왕국으로 변신한 한라산…산지 대설주의보에 1100고지 설경 장관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3일 오전 한라산 1100고지에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3cm의 눈이 내려 쌓였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3일 오전 한라산 1100고지에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3cm의 눈이 내려 쌓였다. 사진=연합뉴스

 

제주 한라산이 3일 겨울왕국으로 변신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제주도 산지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24시간 동안 눈이 5cm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지는 대설주의보다.

북서쪽에서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며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 차가운 공기가 서해상을 지나며 만들어진 비구름대가 제주를 지나면서 산지를 중심으로 눈이 내렸다.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3cm의 눈이 내려 쌓이고 있으며 그 외 지역에서는 시간당 1mm 안팎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오전 9시 기준 주요 지점별 일 최심신적설은 삼각봉 6.4cm, 사제비 3.4cm, 어리목 3.3cm 등으로,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일 최심신적설은 하루 동안 새로 내려 가장 많이 쌓인 눈의 양을 의미한다.

눈이 많이 내려 쌓이면서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와 탐방로에도 통제가 시행됐다. 산지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1100도로 어승생삼거리~옛 탐라대사거리 구간에서 소형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1100도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남북으로 잇는 총 길이 35.1km의 산간도로로, 해발 1,100m 지점인 1100고지를 지나간다.

한라산국립공원 역시 전면 입산 통제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대설주의보, 대설경보, 강풍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발효됐을 경우 탐방객 안전을 위해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기상청 기상특보에 따라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 모두 출입이 금지됐다.

남부를 제외한 육상 전역에는 강풍주의보, 일부 연안을 제외한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각각 발효됐다. 바람도 순간풍속 초속 15~20m 내외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었다. 제주는 겨울철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자주 받는 지역이다.

1100고지는 한라산 허리쯤에 위치한 곳으로, 겨울이면 눈꽃과 상고대가 어우러진 설경으로 유명하다. 상고대는 대기 중의 수증기나 안개, 구름의 미세한 물방울이 갑자기 냉각되어 나무나 바위에 맺히는 얼음 결정을 말한다. 해발 1,100m의 높은 고도에서 차가운 바람과 습기가 결합하면서 나뭇가지마다 하얀 얼음꽃이 피어난다.

1100고지 일대에는 13ha에 이르는 민물성 늪과 고지대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한라산 고유식물인 한라물부추와 멸종위기종인 지리산오갈피가 분포하며,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매와 말똥가리,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겨울철 한라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설경 명소로, 매년 10만 명 이상의 탐방객이 찾는다. 한라산의 설경은 다른 지역 산들과 달리 눈이 나무 위에 뭉텅이로 내려앉기보다 가지 하나하나에 섬세하게 눈꽃이 피어나 '천상의 눈꽃'으로 불린다. 특히 폭설 직후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면 순백의 눈꽃과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한라산 탐방 코스는 크게 백록담 정상까지 오르는 성판악·관음사 코스와 윗세오름까지 오르는 어리목·영실 코스로 나뉜다.

겨울철 한라산 탐방 시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등산화, 아이젠, 방한복, 장갑, 물, 간식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하며, 날씨 변화가 심하므로 출발 전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통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동절기 입산 시간은 오전 6시이며, 일몰 전 하산을 완료해야 하므로 시간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1100도로는 겨울철 눈이 내릴 때마다 설경을 보기 위한 관광객으로 몰려 교통 혼잡과 불법 주정차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부터 1100고지 양방향 총 6.4km 구간을 주정차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고 단속을 강화했다. 대신 제주시에서 1100고지를 왕복하는 한라눈꽃버스를 운영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지를 중심으로 내린 비 또는 눈이 얼어 산간도로는 미끄러운 곳이 있겠으니 차량 운행 시 감속 운행 등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제주도 산지에 대설특보가 발표된 가운데 산간도로 차량 운행 시 교통안전과 한라산 안전사고 등 눈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라산은 해발 1,947m로 대한민국에서 실효 지배하는 지역 중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에는 직경 약 551m의 화산호인 백록담이 있으며, 산 주변으로 380여 개의 오름이 분포한다. 고도에 따라 난대성 식물에서 한대성 식물까지 다양한 식생이 나타나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겨울철 한라산은 상고대와 눈꽃이 어우러진 설경으로 국내외 탐방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순백의 설원과 파란 하늘, 차가운 공기가 만들어내는 겨울왕국의 풍경은 오직 이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한라산만의 매력이다. 다만 겨울 산행은 기상 변화가 심하고 위험할 수 있으므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자연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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