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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우단벌레 '끈적이' 모방 접착로봇 개발...극한환경서도 작업 거뜬

고려대 등 국내외 연구진, 우단벌레 점액질 영감받아 자기 접촉로봇 개발 네오디뮴계 자석 이용 쉽게 원격 탈부착 가능...수술 보조로봇 등 다목적

우단벌레 '끈적이' 모방 접착로봇 개발...극한환경서도 작업 거뜬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의 표지에 나온 벨벳웜이 먹이를 포획하는 모습. 사진=사이언스어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의 표지에 나온 벨벳웜이 먹이를 포획하는 모습. 사진=사이언스어드

크고작은 동물의 생존을 위한 사냥기술은 과학자들의 최대 관심사항이다. 동물들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저마다 독특한 방법과 기능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무척추동물로 알려진 우단벌레(Velvet worm)도 마찬가지다. 관절이 없어 몸체가 부드럽고 약해보이지만 더듬이 밑에 위치한 분비선을 통해 끈적이는 액체를 발사해 쉽게 먹이를 잡는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환경에서도 먹잇감을 꼼짝 못하게하는 이 '끈적이'에 주목했다. 한국과 독일 연구진이 바로 이 우단벌레 점액질을 모방한 청색기술로 물기가 있고 끈적끈적한 환경에서도 접착력을 지니는 소형 로봇을 개발했다.
 
KIST, 고려대, 독일 막스플랑크지능형시스템연구소(MPI-IS) 등 국내외 연구진은 우단벌레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조작할 수 있는 소프트 접착로봇(soft adhesive robot)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많은 소형 로봇이 젤리나 점액질과 같은 환경에서 움직이는 게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단벌레의 점액질에서 착안해 극한의 조건에서도 거뜬히 작업할 수 있는 다목적 로봇을 설계하고 개발했다.
 
연구팀은 자기장에 반응하는 실리콘 유사체인 엘라스토머(MRE)를 활용해 우단벌레처럼 말랑거리고, 점액질처럼 끈적거리는 표면을 지녀 자성(磁性)을 이용해 쉽게 붙었다 떨어질 수 있는 접착로봇 기술구현에 성공했다.
 
​로봇은 두 개의 반창고를 X자 형태로 결합한 모양을 하고 있다. 중앙 부분은 매니퓰레이터 역할을 하고 다리 부분은 운동을 돕는다. PDMS(유기규소화합물)매트릭스와 네오디뮴자석분말(NdFeB) 입자 필러를 혼합한 폴리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자기장을 활용해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다리에 내장된 입자도 자성을 띠고 있어 로봇이 표적에 달라붙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리가 문어형 흡입 그리퍼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벨벳 웜에서 영감을 얻은 소프트 접착 로봇 구현 모델 이미지. 사진=사이언스어드벤시스
벨벳 웜에서 영감을 얻은 소프트 접착 로봇 구현 모델 이미지. 사진=사이언스어드벤시스

연구팀은 이 로봇으로 순두부, 연어알 등 미끄럽고 부서지기 쉬운 물체를 정밀하게 잡아 운반하고, 실험 쥐를 이용한 종양 제거 수술에서 수술 부위에 정확하게 부착돼 수술을 보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천성우 고려대 교수는 “수술용 로봇은 장기에 안정적으로 부착될 수 있는 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우단벌레의 특성에서 영감을 받아 장기에 잘 부착되고, 수술 후에는 쉽게 떨어질 수도 있는 로봇을 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수술용 마이크로로봇 보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강직 조정 가능한 벨벳 벌레에서 영감을 받은 부드러운 접착 로봇'(원제:Stiffness-tunable velvet worm–inspired soft adhesive robot)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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