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파이낸스와 해리스 여론조사소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ESG 펀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오직 미국 성인의 1/3만이 ESG 투자 기준에 친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는 나이, 인구통계, 지역 및 소득 수준이 다양한 미국 성인 1,053명을 대상으로 ESG 투자에 대한 태도 등을 물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ESG 투자에 가장 친숙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로 확인됐다. 전체 미국 성인의 32%만이 ESG 투자에 "다소 친숙"하거나 "매우 친숙"하다고 답한 반면,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이 같은 답변을 한 비중이 51%였다. 이어 Z세대가 37%로 뒤를 이었다.
또 젊은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가치관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투자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95%와 Z세대의 97%에 해당하는 이들이 ESG 부문에 대한 기업의 성과를 실제 투자 시에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투자자들이 ESG 요소를 투자에 적용하는 방식은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었다.
우선 ESG 통합으로서, 이는 위험 분석과 투자의사 결정 시 ESG 요소를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둘째, 네거티브 스크리닝으로서,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이나 업종을 투자 고려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이다. 셋째, 주주행동주의로서, 의결권을 가진 주주로서 기업의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해 기업이 ESG 요소를 고려하게끔 촉구하는 것이다.
ESG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자들 간에도 차이는 있었다. ESG 요소를 전반적으로 고려한 투자자는 전체의 22%뿐이었으며, 많은 투자자가 특정한 목적이나 기준을 염두에 두고 투자 결정을 내린다고 답했다. 가령, ESG 요소 중 기후 변화를 최우선 사항으로 고려한 투자자는 전체의 28%였다.
특히 ESG 투자자의 경우, 최근 발표된 극단적인 기후 사건이나 기후 보고서가 투자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ESG 투자자산을 보유한 투자자의 73%는 기후 변화 때문에 투자 결정을 바꿨다고 답했으며, 77%는 장기적인 기후 변화 영향을 고려해 소비 습관을 바꿨다고 응답했다.
한편, ESG 통합에 대한 과대광고가 커짐에 따라 그린워싱(위장친환경주의)과 수익률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들이 ESG 투자를 불신하는 주된 이유는 기업의 그린워싱, 또는 ESG 등급이나 측정에 대한 불신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ESG 투자에 친숙한 투자자의 37%는 그린워싱이 ESG 투자에 장벽이 된다고 답했으며, 역시 37%가 ESG 측정이 장벽이 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의 이러한 불신은 현재 기업의 지속가능성 행위나 기후 위험에 대한 공시가 일괄적이지 않고, 임의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ESG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이나 금융회사가 공시 대상 및 공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ESG 데이터 간에 격차가 발생하고, 이는 투자자가 자산들을 비교하기 어렵게 만든다.
모닝스타 산하 서스테널리틱스(Sustainalytics)와 같은 제3자 제공업체가 자체 등급 시스템을 구축해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ESG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크게 다를 수 있다.
일각에서는 ESG 투자가 실제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으며, 기후 변화에 필요한 조치를 오히려 방해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통일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 기후 변화 행동이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함에 있어 뒤처지는 기업들이 임의적인 ESG 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오히려 ESG 우수기업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정부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기관 투자자로부터 통일된 ESG 기준 확립과, 기업의 ESG 공시 의무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속가능 펀드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유럽연합(EU)은 2021년 3월 10일부터 지속가능 금융 공시규제(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SFDR)를 시행했다. 이 규정에 따라 EU 내 보험회사, 투자회사, 신용기관 등의 금융기관은 모든 금융상품이 지속가능성 리스크를 고려하는지의 여부와 그 방법에 대해 사전계약 문서를 통해 공시해야 한다.
EU는 이를 통해 기후 변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 제고 요구에 부응하는 한편, 금융기관에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그린워싱을 예방하고, 나아가 ESG 공시를 제도화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의 행보에 맞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 3월 ESG 공시 격차를 줄이고 ESG 관련 위반 행위를 사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역시 ESG 투명성 강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설령 통일된 기준이 확립돼 ESG 공시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될지라도, 그것이 ESG 투자에 대한 모든 장벽을 제거해주지는 못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이는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 바로 ESG 경영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직접적인 고(高)수익률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ESG 투자자 중 37%가 투자 수익률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았으며, 이는 Z세대와 베이비붐 세대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공통되게 나타남으로써 재무적 보장 및 은퇴 보장에 대한 이들의 우려가 상당한 수준임을 드러내 보였다.
한편,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연합(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GSIA)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미국 내 전문 관리되는 지속가능 자산의 규모는 17조 1,000억 달러이다.
전 세계적으로 ESG 요소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투자`는 2019년 35조 3,000억 달러에서 2025년 53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지속가능한 투자’란, 그 의미와 용도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책임 있는 투자` 혹은 `사회적 책임 투자`라는 용어와 상호 교환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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