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군 남지읍과 함안군 칠서면 경계에 위치한 낙동강 창녕함안보 칠서취수장 주변에서 물개구리밥이 대규모로 관찰돼 눈길을 끈다. 15일 현지 관찰 결과 취수장 인근 수면을 따라 삼각형 모양의 부유성 수생식물이 녹색 물결을 이루며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개구리밥(Azolla imbricata)은 물개구리밥과 물개구리밥속에 속하는 수생 양치식물로, 연못이나 논, 물웅덩이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부유성 식물이다. 잎이 붉은색을 띠는 경우가 많아 '붉은개구리밥'이라고도 불리며, 한자어로는 만강홍(滿江紅)이라 한다.
개구리밥과 형태 및 생태가 유사하지만, 종자식물(속씨식물)인 개구리밥과 달리 포자식물(양치식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즉, 물개구리밥은 생긴 것은 개구리밥을 닮았지만 생물학적으로는 고사리와 가까운 식물이다.
물개구리밥의 줄기는 깃꼴로 갈라져 전체가 삼각형을 이루며 길이는 1~1.5cm다. 실같이 가는 뿌리가 돋고 뿌리털이 있다. 잎은 잎자루가 없고 비늘 모양이며 2개로 갈라지고 잔 돌기가 있다. 갈라진 조각은 가장자리가 막질(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고 세모진 원 모양이며 끝이 둥글거나 뭉뚝하다.
잎 표면은 여름에 녹색이지만 겨울에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그 빛깔이 짙기 때문에 물이 붉게 보이기도 한다. 줄기와 잎 뒷면에는 작은 돌기가 많이 돋아 있다.
물개구리밥의 가장 큰 특징은 질소고정 능력이다. 물개구리밥은 물속에서 질소고정 박테리아인 아나베나(Anabaena azollae)와 공생관계를 형성한다. 잎 사이의 빈 틈에 남조류가 공생하며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에 놀라운 증식력을 보인다.
이러한 질소 고정 능력 덕분에 물개구리밥은 질소 함량이 다량 함유되어 쌀 생산량 증대에 크게 기여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자체적으로 질소고정을 할 수 있어 영양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대량으로 번식할 수 있다.
중국이나 베트남 북부에서는 수생식물의 유기 비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물속 정화기능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농업 및 수산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벼농사에서 활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물개구리밥은 농업적 활용 외에도 화장품 소재로서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2010년 대한화장품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물개구리밥에서 추출한 물질은 항산화 능력과 리폭시게나제 저해 활성을 나타냈다.
특히 피부 탄력과 보호기능을 위한 콜라겐의 활성 저해율이 75% 이상으로 나타나 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물개구리밥이 함유하고 있는 페놀성 화합물의 구조를 분석하여 천연 화장료 개발로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물개구리밥은 주로 남부지방에 분포하며, 따뜻한 기후를 선호한다. 햇빛을 계속 받으면 잎이 붉은색을 띠면서 생육이 다소 저하되지만, 비가 오면 갑자기 녹색으로 바뀌며 싱싱해진다.
창녕함안보는 4대강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경남 함안군 칠북면 봉촌리와 창녕군 길곡면 증산리에 걸쳐 건설된 보다. 아라가야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낙동강을 품은 큰 고니의 날개를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창녕군 남지읍은 낙동강 유역의 주요 하항으로 농산물 유통이 활발한 지역이며, 함안군 칠서면은 칠서취수장을 비롯한 정수시설이 위치해 함안군과 창원시 일대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지역이다.
칠서취수장은 낙동강 물을 취수하여 인근 지역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중요한 시설로, 주변 수질 관리가 중요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관찰되는 물개구리밥은 수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물개구리밥은 수생태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수면을 덮으며 자라기 때문에 햇빛을 차단해 수중 조류의 과도한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물속 영양염류를 흡수해 수질 정화에도 기여한다.
다만 과도하게 번식할 경우 수면을 완전히 덮어 수중 산소 공급을 방해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태풍이나 큰비가 올 때 물이 많아지고 바람이 강해지면 둑 가장자리로 밀려드는 특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환경 전문가들은 "물개구리밥은 질소고정 능력과 수질 정화 기능을 가진 유익한 수생식물"이라며 "적절히 관리하면 생태계 건강성 유지에 도움이 되는 지표종"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물개구리밥속(Azolla) 식물은 약 5500만 년 전 고제3기 에오세 시대에 지구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흡수하여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에도 물개구리밥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과 바이오매스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기후변화 대응 식물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창녕함안보 주변에서 관찰되는 물개구리밥 군락은 낙동강 수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식물이 가진 농업적·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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