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회복의 힘이 개인의 마음 돌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국립공원이라는 공공 자연자산이 이제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국민 정서 회복을 지원하는 치유 인프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국립공원공단 가야산생태탐방원은 대국민 마음 돌봄과 생태치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온기우편함’을 설치·운영한다고 밝혔다. 탐방객이 가야산생태탐방원을 방문해 우편함에 고민과 사연을 남기면, ‘온기우체부’로 불리는 자원봉사자가 손편지로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디지털 상담이나 일회성 힐링 프로그램과는 결을 달리한다. 자신의 고민을 글로 정리해 남기고,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사람의 손길이 담긴 편지를 받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치유 경험이 된다. 특히 국립공원이라는 자연환경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서 안정과 생태적 치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가야산생태탐방원은 그동안 소방공무원 대상 치유 프로그램을 비롯해 직장인,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생태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자연 속 명상, 숲 체험, 회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누적 약 25만 명이 참여했으며, 2026년에도 약 2,10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온기우편함은 이러한 기존 치유 프로그램에 정서돌봄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다.
청색경제 관점에서 이번 사업은 환경(E)과 사회(S)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공공 ESG 사례로 볼 수 있다. 자연 보전이라는 환경적 가치 위에, 현대 사회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정신건강과 마음 돌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얹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비용 부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공 서비스라는 점에서 포용적 ESG 모델로도 주목된다.
또한 이 사업은 국립공원이 지역 관광·여가 공간을 넘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하되 훼손 없이 운영되는 구조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향후 다른 국립공원으로의 확산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을 지키는 것을 넘어, 환경이 사람을 돌보는 단계로 나아가는 시도. 가야산에서 시작된 온기우편함은 국립공원이 가진 공공성과 자연의 치유력을 다시 한 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