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UNEP)이 2025년 10월 9일 발표한 새 보고서에서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의 탐사와 채굴 활동에 대한 금융 시스템, 거버넌스,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엔환경계획이 주관하는 국제자원패널(International Resource Panel, IRP)에 의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원자재 채굴량은 1970년 대비 다섯 배 증가했으며, 그중 광물 채굴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이는 1970년 31%에서 2025년 50%로 확대된 수치다. 특히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배터리 등 청정에너지 기술의 핵심 소재인 니켈, 코발트, 흑연, 희토류 수요가 2023년에만 8~15% 증가했다. 리튬의 경우 2050년까지 2022년 생산량의 9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에너지 전환 광물의 책임 있는 공급 금융(Financing the Responsible Supply of Energy Transition Minerals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은 광물의 수요·생산·무역·금융 구조를 분석하고, 주요 생산 지역으로 아프리카·중국·남미를 지목했다. 이와 함께 책임 있는 채굴로 자본을 유도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 권고안을 제시했다.
보고서 공동의장 야네즈 포토치닉(Janez Potočnik)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과 금속의 수요는 인권과 환경을 존중하는 지속가능한 채굴 산업을 요구한다”며 “지속가능금융을 통해 책임 있는 채굴이 예외가 아닌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광업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고위험 산업으로, 탐사 단계부터 제련·정제·폐광 관리까지 공공·민간·혼합형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보고서에 포함된 대규모 광업 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 환경기준 준수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인식이 있으나 대부분은 운영비의 25% 이내에서 감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다수는 ESG 보고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 부문이 기업의 ESG 성과 개선을 압박하고 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금속 재활용 및 순환경제 확대가 신규 광물 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활용 목표제, 정부 보증형 금융, 세제 혜택, 친환경 설계 인센티브, 녹색채권 발행 등은 신규 채굴 의존도를 낮추는 수단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공공·민간 협력, 인식 제고 캠페인, 폐광 슬러지(폐석 더미)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도 추진 방안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순환경제만으로는 투자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최대 4,500억 달러, 2040년까지 8,000억 달러의 광물 채굴 관련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또한 소규모·비공식 광업(ASM, Artisanal and Small-scale Mining)의 ESG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투명성 강화, 현지 맞춤형 인허가 제도, 역량 강화, 세제 인센티브, 기술 지원, 지역 참여 확대, 지질·지리정보 접근성 향상 등을 권고했다. 국제 기준의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 마련이 이 부문에 대한 금융 접근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책임 있는 채굴 활동에 대한 보상 체계를 제도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ESG 노력이 시장에서 인식되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하며, 정부가 인증제·인센티브 제도·조세 우대·시장 접근성 향상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실행 권고로 다음을 포함한다.
- ESG 기준을 충족한 광산 운영에 대한 금융기관의 인식 및 자금 지원 능력 강화
- ESG 정보를 포함한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구축
- 광산 단위별, 성별·공유가치(shared value) 기반 ESG 성과 공개 의무화
- ESG 기준 충족 광산을 지속가능금융·기후금융의 세부 분류(taxonomy)에 포함
- 기후·자연 긍정적 투자 조건 연계 및 보호구역 내 채굴 제한
- 검증된 ESG 전환 계획을 보유한 기업에 한해 지속가능금융 접근 허용
- 재활용 금속 사용 확대를 위한 재정·금융·통화 정책 지원
- 글로벌 광산 지속가능발전기금(Mining Sustainable Development Fund) 설치 및 국제 기여금(royalty) 제도 도입
- 전 세계 광산 폐석 시설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부가금속 추적
- 자원 보유국과 수입국 간의 상호 호혜적 파트너십 구축
이번 보고서는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한 ‘에너지 전환 핵심 광물 패널’과 국제광물금속협의회(ICMM)의 ‘자연 긍정적 채굴’ 선언, 그리고 제7차 유엔환경총회의 광물 관련 결의와 연계되어 있다.
국제자원패널은 2007년 유엔환경계획이 설립한 과학-정책 연계기구로, 천연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전 과정 환경 영향을 연구한다. 보고서는 최신 과학적·기술적·경제적 분석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원 관리 정책 수립에 참고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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