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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화석연료업계 대 기후진영의 대리전 양상된 美 대선구도

바이든 대통령 전격 사퇴 후 강력한 기후정책 내세운 해리스 급부상 기후대응 반발해온 트럼프와 정책대결 예고...국제기후질서 재편되나

화석연료업계 대 기후진영의 대리전 양상된 美 대선구도
미국 대선의 새로운 경쟁구도가 트럼프(오른쪽) 공화당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의 대결로 다시 짜여질 전망이다. 
미국 대선의 새로운 경쟁구도가 트럼프(오른쪽) 공화당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의 대결로 다시 짜여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내 강력한 압박에 밀려 전격 사퇴함에 따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의 대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새 후보 선출 과정이 남아있지만, 해리스의 민주당 후보 선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바이든에 비해 더욱 진보 성향을 보이고 있는 해리스가 만약 차기 대선주자로 지명을 받는다면 극우 보수성향인 트럼프와 여러 분야에서 불꽃튀는 정책 대결이 예상된다. 특히 벌써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기후변화 관련분야다.
 
◆석유 옹호론자 VS 기후대응 강경파의 대결
 
트럼프는 이미 여러차례 공언했듯이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 옹호론자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탈탄소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트럼프는 석유를 더 많이 캐서 에너지가격을 크게 내리겠다는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반면 유럽 중심으로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글로벌 기후대응시스템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다.
 
해리스는 이런 트럼프와는 정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강력한 기후 대응 정책을 내세워온 인물이다. 정부여당 내에서도 기후분야의 강성파로 분류된다.
 
대선후보인 현직 대통령이 중도하차하며 위기에 빠진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해리스가 급부상하자, 이번 미국 대선이 해리스로 대표되는 기후 진영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화석연료 업계의 대리전 양상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ABC뉴스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강력한 기후정책 추진론자로 향후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면 기후대응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스의 지난 행적을 보면 어느정도 유추 가능하다. 해리스는 2016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낼 당시 '화석공룡' 엑손모빌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주도한 바 있다. 당시 엑손모빌이 자사의 기후 리스크를 축소 발표해 투자자들의 판단 착오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기후대응 정책에 강경한 입장인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백악관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후대응 정책에 강경한 입장인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백악관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리스는 2019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을 때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2045년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분야에 10조 달러(약 1경3841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바이든 주도아래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등 지원금이 1조1천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많은 금액이다.
 
해리스는 당시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강력한 탄소배출 감시망을 구축하고 배출량에 비례한 높은 분담금을 부과해 화석연료 기업들로부터 정부 지출을 회수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비쳤다. 오염을 배출한 자들이 대기 중에 배출한 온실가스만큼 분담금을 받겠다는 얘기다.
 
해리스의 공약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연합해 대선 러닝메이트가 되면서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의지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기후 대응에서 바이든보다 강경한 성향을 가진 만큼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비슷한 성향의 정치인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블룸버그는 이와관련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 등을 해리스의 파트너로 제시했다.
 
이들 세 사람 모두 IRA의 이행과 기후정책 강화를 통해 정치적 업적을 쌓아온 만큼 셋 중 하나가 러닝메이트가 되면 화석연료 업계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공화당과 대립 양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나 매카시 전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회장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모든 미국인들이 깨끗한 공기, 깨끗한 물, 건강한 환경을 갖출 때까지 매일 싸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 참석해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 참석해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화석연료산업 부흥 공언....규제 혁파 시사

이에 반해 트럼프는 화석연료 기업에 지극히 우호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우리 발밑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금덩이들(석유)이 녹아 있다"며"중국에는 없는 이런 에너지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국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앞서 공화당 후보 경선 초반 유세 현장에서 '채굴, 더 많은 채굴(drill baby, drill)'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화석연료 산업을 크게 부흥시킬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5월 쉐브론, 엑손모빌, 옥시덴탈 등 주요 화석연료 기업 경영진과 만나 멕시코만, 알래스카 등 지역의 채굴 활동을 제한하는 모든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전당대회에서도 "바이든 정부의 IRA는 새로운 친환경 사기행각(green new scam)"이라며 "수조 달러를 들여 에너지 비용을 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유도한 이 행위를 끝장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강국 미국의 차기 대권을 놓고 경쟁할 두 사람의 이처럼 철저히 대비되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로 누가 당선되든 향후 글로벌 기후질서가 어떤식으로든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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