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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경제

디지털세, "다국적 기업에 공정한 과세 vs 선진국 간 부의 재분배"?

특정 국가 내에 물리적 사업장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디지털 서비스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이 발생했다면, 해당 매출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디지털세'가 지난 10월 8일 OECD IF 13차 총회에서 136개국의 동의를 얻어 최종 합의됐다/사진 Pixabay 제공 다국적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날로 확장되는 가운데, 이들이 거둔 이익에 대해 일관되고 체계적인 과세를 하는 방안이 마침내 이달 초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특정 국가 내에 물리적 사업장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디지털 서비스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이 발생했다면, 해당 매출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디지털세'가 지난 10월 8일 OECD IF(Inclusive Framework, 포괄적 이행체계, 다국적 기업의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간 협의체) 13차 총회에서 참여국 140개국 중 136개국의 동의를 얻어 최종 합의된 것이다. 국제 조세 원칙상 법인세

특정 국가 내에 물리적 사업장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디지털 서비스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이 발생했다면, 해당 매출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디지털세'가 지난 10월 8일 OECD IF 13차 총회에서 136개국의 동의를 얻어 최종 합의됐다/사진 Pixabay 제공
특정 국가 내에 물리적 사업장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디지털 서비스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이 발생했다면, 해당 매출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디지털세'가 지난 10월 8일 OECD IF 13차 총회에서 136개국의 동의를 얻어 최종 합의됐다/사진 Pixabay 제공

다국적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날로 확장되는 가운데, 이들이 거둔 이익에 대해 일관되고 체계적인 과세를 하는 방안이 마침내 이달 초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특정 국가 내에 물리적 사업장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디지털 서비스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이 발생했다면, 해당 매출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디지털세'가 지난 10월 8일 OECD IF(Inclusive Framework, 포괄적 이행체계, 다국적 기업의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간 협의체) 13차 총회에서 참여국 140개국 중 136개국의 동의를 얻어 최종 합의된 것이다.

국제 조세 원칙상 법인세는 고정된 사업장이 있는 곳에 부과하며, IT 기업은 서버 소재지를 고정 사업장으로 본다. 문제는 다국적 IT 기업들이 서버 소재지와는 상관없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은 저세율 국가에 서버를 위치시켜 놓은 뒤 온라인 광고, 데이터 판매 등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고세율 국가에서 매출을 올리더라도 세금 납부 의무를 지지 않았다.

그동안은 이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미흡해 IT 기업의 소득 이전 행위를 달리 규제할 방도가 없었다. 그러나 영업하는 국가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국제적 동조 아래 디지털세 논의가 이루어졌고, 마침내 이번에 최종 합의된 것이다.

이번 합의는 크게 두 가지 핵심의제(필라)로 구성돼 있다. 새로운 과세권 배분 기준을 도입해 고정 사업장 외에도 시장이 있다면 관할국에 세금을 내게 하는 필라 1과,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필라 2가 그것이다.

우선 필라 1은 다국적 기업의 고정 사업장이 위치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발생하는 시장이 있다면 해당 국가(시장소재국)의 과세권을 인정하는 법안이다. 과세 대상이 되는 기업은 매출액 200억 유로, 통상이익률이 10%를 초과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시장소재국은 이 10%를 초과하는 이익의 25%에 대해 과세할 수 있으며, 시장소재국이 다수일 경우에는 매출 비중에 따라 배분율이 정해진다.

본래 디지털세는 구글, 애플과 같은 다국적 IT 기업들을 겨냥한 법안이었다. 하지만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최종 합의안에서는 산업 구분 없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대상 기업을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광업, 석유, 금융 등 일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제외됐다.

협정 발효 시점은 오는 2023년 12월부터이며, 시행 7년 후에는 매출 100억 유로 이상 기업으로 과세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법안 발효 전까지는 개별국들이 시행해오던 유사한 내용의 디지털 서비스세(Digital Services Tax, DST) 법안은 도입이 금지된다.

필라2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각국의 법인세 비율이 다른 점을 이용해 저세율 국가로 사업장을 이전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 최저세율로 15%가 도입됐다. 대상 기업은 매출액 7억 5,000만 유로 이상의 기업이다.

15% 최저한세율은 소득산입규칙(Income Inclusion Rule)과 비용공제부인규칙(Undertaxed Payments Rule)에 기반한다. 소득산입규칙은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가 특정 국가에서 최저한세율인 15%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은 경우, 최종 모회사가 위치한 국가에서 그 차액만큼을 모회사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제도이다.

비용공제부인규칙은 역으로 최종 모회사가 최저한세율인 15%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은 경우, 공제한 비용을 일부 부인해 추가 세액을 자회사들에 배분해 최저한세까지 과세하는 것이다. 즉 해외 자회사들이 미달세액만큼을 해당 국가에 내는 것이다. 비용공제부인규칙은 소득산입규칙이 적용되지 않을 때 안전장치로서 기능한다.

다만, 해외 진출이 아직 초기인 기업이라면 비용공제부인규칙에서 5년간 제외되며, 국제운송업도 최저법인세 대상 업종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최소기준인 매출액 1,000만 유로, 순이익 100만 유로 미만일 경우에도 관할국의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번 합의안은 10월 30일 G20 정상회의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추인 후 각국은 합의가 발효되는 2023년까지 의회 통과 등 국내 비준 절차를 거쳐 실질적인 법제화를 마쳐야 한다.

현재 합의안에 대한 각국의 입장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10월 13일 `최근 디지털세 논의 동향과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합의안 도출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에서의 갈등 양상에 따라 디지털세 합의안에 대한 국가별 비준 단계에서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은 여전하다"라면서, "그 과정에서 디지털세 이행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공화당이 미국의 세수를 다른 나라로 돌리고 미국 기업의 이익을 침해할 것으로 판단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는 만큼 향후 미국 의회 내 비준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의 경우 기존 법인세가 새로 도입될 15%보다 낮은 아일랜드와 헝가리에서 반대가 예상됐으나 협상을 거쳐 찬성을 이끌어낸 상황이다. 다만 두 국가의 경우 각국의 예외적 요청이 있었고, 이를 인정받았다.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케냐, 나이지리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4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합의안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이번 합의가 이미 다국적 기업이 거대 시장을 갖고 있거나 법인이 소재한 선진국들 사이의 부의 재분배일 뿐, 그 외 국가는 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인도, 중국, 브라질도 마지막까지 합의안에 반대했으며, 마르틴 구스만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이번 합의를 "최악과 차악 사이의 선택"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앞으로의 관건은 각 국가의 실효세율 전면 공개이다. 다국적 기업이 모회사와 자회사가 위치한 국가에 납부한 세금, 세율 등에 관한 정확한 세무 정보가 서로 간 원활히 소통이 되어야만 이번 합의안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제대로 된 과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조세 당국 간 금융정보 교환을 위해 2014년 개발된 OECD 표준 모델인 공통 보고기준(Common Reporting Standard, CRS) 아래 서로 간 금융정보를 교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각국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매년 자동으로 다른 국가들과 정보를 교환하도록 요구된다. 여기에는 계좌 유형 및 정보, 납세자, 금융기관이 따라야 할 공통 실사 절차 등이 포함된다. 2021년 10월 기준 CRS에 서명한 국가는 약 110개 국가이다. 

그럼에도 법인 실효세율 계산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 교환을 위한 추가적인 법적 절차와 다자 협약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각국의 비준 절차 외에도 국제적인 표준 확립과 법제화가 이번 최종합의에 참여한 모든 국가의 주요 과제이다. 아울러 이미 개별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 서비스세를 얼마나 원활히 철폐하고 새로운 합의안으로 전환할 것인지도 각국이 풀어야 할 난제이다. 이에 이번 합의안이 참여국 각자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이행까지 성료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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